SK 나주환(33)이 타격 관련 KBO리그 신기록을 잇달아 새로 쓴 ‘잔칫집’ KIA에 재를 뿌렸다.
나주환은 5일 인천 KIA전에서 천금 같은 3타점 3루타로 침몰 직전의 팀을 극적으로 구했다. SK는 4회까지 12-1로 크게 앞서다가 5회초에 무려 12점을 내주며 굴욕적인 역전을 허용했다. 7회초와 8회초에 각각 1점씩을 내줘 12-15로 패색이 짙었던 8회말 대반전을 이뤘다. 2사 1ㆍ2루에서 8번 이재원이 좌중간 2루타로 2타점을 올려 14-15로 따라붙었다.
9번 김성현과 1번 노수광의 연속 볼넷으로 2사 만루 기회를 만든 상황에서 2번 나주환이 타석에 들어섰다. KIA는 임창용을 마운드에 올렸다. 나주환은 볼 카운트 0볼-2스트라이크에 몰렸지만 3구째 공을 받아 쳐 우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3루타를 치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17-15로 재역전에 성공한 SK는 3번 최정 타석 때 임창용의 폭투로 나주환이 홈을 밟아 한 점을 더 달아났고, 9회초에 마무리 박희수를 올렸다. 박희수는 9회초에 나지완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해 불안한 투구를 이어가다가 힘겹게 18-17 승리를 지켰다.
KIA는 이날 11점차를 뒤집었다면 리그 최다 점수차 역전승 기록을 세울 뻔 했지만 막판에 고배를 마셨다. 비록 패했어도 KIA 타선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하며 한ㆍ미ㆍ일 신기록을 한 경기 더 늘렸다. 5회초 공격은 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이닝이었다. 4번 최형우부터 11타자 연속 안타를 쳐 종전 리그 기록(8타자 연속)을 가볍게 넘어섰다. 또 한 이닝 최다 안타(11개) 타이 기록도 세웠고, 12명의 타자가 연속으로 득점해 종전 기록(11명)도 깼다.
이밖에 5회 선두타자 로저 버나디나의 볼넷까지 합치면 12명 타자가 연속 출루해 이 부문 타이 기록을 세웠으며, 1이닝 12득점은 팀 자체 최고 기록이다. 최형우는 5회초 타점을 올려 리그 타이 기록인 11경기 연속 타점 행진을 이어갔다.
잠실에서는 두산이 kt를 3-1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고척에선 넥센이 한화에 12-7 역전승을 거뒀다. LG는 창원에서 NC를 12-5로 따돌렸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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