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20명의 수색대원과 드론 2대를 동원해도 찾지 못했던 반려견들이 실종된 지 나흘 만에 제 발로 집을 찾아왔다. 최근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영국 컴브리아 주에서 햄슨 씨 가족과 함께 거주하는 미니어처 슈나우저 종 찰리와 테오가 극적으로 돌아온 사연을 전했다.
찰리와 테오는 지난달 중순 어느 안개 낀 날 존 햄슨 씨와 함께 산책하던 중 자취를 감췄다. 집 앞 언덕에서부터 인근 레드 피크 산의 폭포까지 목줄을 하지 않은 채 돌아다니다가 한 순간 시야에서 사라진 것이다.
찰리와 테오가 없어졌다는 아들 존 씨의 연락에 놀란 리즈 햄슨 씨는 즉시 가족과 지인, 산악 구조대 약 120명을 동원해 마을을 뒤졌다. 산 속을 물색하기 위해 드론 2대를 띄웠으며 지역신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과 트위터에도 실종 소식을 알렸지만 사흘이 지나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리즈 햄슨 씨는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찰리와 테오는 가족"이라며 "그 둘이 없는 삶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며 당시의 절망을 떠올렸다.
나흘째 되던 날, 지인 중 한 명이 "먹을 것 냄새로 개들을 유인하자"며 묘수를 냈다. 햄슨 씨 부부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바베큐 도구와 소시지를 준비했다. 리즈 씨는 "찰리와 테오는 소시지를 무척 좋아해 일요일 아침마다 특식으로 즐기곤 했다"며 "집 앞 언덕에 올라가 소시지를 굽기로 했다"고 말했다.
햄슨 씨 부부는 심란한 마음으로 소시지를 구우며 찰리와 테오의 이름을 목청껏 외쳤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언덕 너머 수풀 속에서 찰리와 테오가 걸어 나온 것이다. 순간 놀란 리즈 씨가 거동을 못하자 그레이엄 씨가 단박에 달려가 둘을 한꺼번에 잡았다. 리즈 씨는 "처음엔 신기루라고 생각했다"며 "너무 놀란 나머지 눈물만 흘릴 뿐 움직일 수가 없었다"고 극적인 재회의 순간을 묘사했다.
나흘 만에 짧은 가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찰리와 테오는 조금 야위었으나 다친 데 하나 없었으며 그간 노심초사한 가족들과 달리 천연덕스러운 모습이었다. 둘은 가족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구워진 소시지를 맛있게 먹었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반려견들과 다시 만난 부부는 즉시 모든 사람에게 기쁜 소식을 알렸다. 찰리와 테오가 소시지 냄새를 맡고 돌아온 사연은 지역신문 1면과 각종 온라인 매체에도 소개됐다. 나흘 사이에 수 차례 언론에 보도됐으니 찰리와 테오는 졸지에 '유명인사'가 된 셈이다.
김서로 인턴기자 (이화여대 행정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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