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ICBM은 동북아 힘의 균형 깰 ‘게임 체인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ICBM은 동북아 힘의 균형 깰 ‘게임 체인저’

입력
2017.07.04 20:52
0 0

美, 자위권 차원 맞설 처지에

요격체계 증강 박차 가할 듯

한국도 상호방위조약 따라

군사적 개입 상황 닥칠 수도

日, 군비 증강에 열 올리면

中도 반발해 개입 무력충돌 우려

북한이 4일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형 발사 장면. 연합뉴스
북한이 4일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형 발사 장면. 연합뉴스

북한이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면서 동북아의 안보지형이 송두리째 흔들릴 조짐이다. ICBM은 아시아와 태평양을 넘어 미국 본토를 직접 겨냥하는 만큼, 북한의 위협에 맞서 미군과 동맹국의 군사적 대응방식을 뒤바꾸는 ‘게임 체인저’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간 미국의 한반도 군사전략은 유사시 얼마나 신속하게 증원전력을 투입할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졌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지속적으로 늘려 남한과 주일미군은 물론 미군의 동아태 전초기지인 괌까지 타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했지만 미 본토에는 미치지 못했던 탓이다.

하지만 북한이 전격적으로 ICBM 발사에 나서면서 미국은 본토 타격 위협에 대응해 자위권 차원에서 북한에 직접 맞서야 할 처지다. 미국은 2006년 이후 핵우산과 재래식 군사력으로 확장억제를 제공해 북한의 도발위협으로부터 한국을 지켜왔지만, 이제는 미국 스스로의 안위를 먼저 챙겨야 할 상황이다.

북한이 ICBM을 보유한 국가가 되면 미국은 일본과 함께 지·해상 요격체계를 증강하는 방향으로 대응에 나서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따른 한반도 주변국의 미사일 전력이 군비경쟁으로 치달아 동북아 안보지형이 요동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미국이 북한의 ICBM 공격을 받는다면, 우리가 미국을 군사적으로 먼저 지원해야 할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1953년 체결한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른 것이다. 북한이 미국을 공격하고, 우리가 원하지 않더라도 다시 북한을 공격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특히 북한의 위협이 고조되고 한미 양국의 불안감이 커질수록 자위대의 집단자위권 행사를 허용한 일본이 한반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공간은 더 넓어지기 마련이다. 고삐 풀린 일본이 군사적 개입에 나서고, 이에 중국이 반발하면서 군사력으로 대응한다면 단순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넘어 동북아 전체가 또다시 무력충돌의 각축장으로 변할 수도 있다.

물론 북한이 핵탄두를 ICBM에 탑재할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다. 다만 북한이 이미 표준화된 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만큼, 실제 핵탄두 탑재 또한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갈수록 고조되는 위협요인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해 미국이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 셈”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북한이 ICBM 발사에 성공했다면 세계에서 6번째로 ICBM을 보유하게 된다. 앞서 ICBM 발사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이스라엘 등 5개국에 불과하다. 이외에 영국과 프랑스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지만 ICBM은 보유하지 않고 있다. 장거리미사일 개발에 주력해 온 이란과 파키스탄도 아직 기술력이 ICBM에는 미치지 못했다.

북한이 ICBM을 앞세워 군축회담을 집요하게 제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방 당국 관계자는 “북한의 핵ㆍ미사일 개발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며 “북한이 레드라인을 확실히 넘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과는 완전히 다른 국면으로 빠져들 위험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