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신망 두터워 ‘조직 안정’ 무게감
문재인 정부 초대 검찰총장에 지명된 문무일(56) 부산고검장은 검찰 내 ‘특수통’으로 손꼽힌다. 2차 사법파동 당시 보인 소신, 수사검사로 쌓아온 신망이 장점으로 거론된다.
문 후보자는 사법연수생(18기) 시절부터 두각을 보였다. 1988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정기승 대법관을 대법원장으로 지명하자 법조계 반발로 이어진 2차 사법파동 당시 연수생 서명을 주도했다. 문 후보자 연수원 동기 이재명 성남시장은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연수원에 의해 집단서명이 제지되자 봉천동 여관에 문무일 최원식 등 몇몇이 다시 모여 밤샘 토의 끝에 반대서명을 하기로 결의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런 용기와 결단으로 일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자는 1994년 전주지검 남원지청 재직 중 부실한 초동 수사로 묻힐 뻔 했던 지존파 사건 전모를 밝혀내 특수수사에 자질을 드러냈다. 당시 지리산에서 발생한 단순 추락사로 보이는 변사체에서 살해 흔적을 발견하고, 사고 현장을 찾아가 확인한 문 후보자의 꼼꼼함이 지존파 만행을 밝히는 단초가 됐다.
이 사건 후 그는 서울지검 특수부에 발탁됐다. 2003년 제주지검 근무 시절에는 노무현 대통령 측근 비리 의혹 사건 특검에 파견돼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구속 기소했다.
2008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재직 중에는 ‘BBK사건’ 김경준씨의 기획입국의혹사건과 효성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 등을 맡았다. 2014년 서울서부지검장 재직 시절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수사를 맡았고, 2015년에는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홍준표 당시 경남도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재판에 넘겼다.
현직인 그의 발탁은 조직 안정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검사 생활 대부분을 수사검사로 지내 풍부한 수사경험과 강한 추진력을 가졌다는 평을 받고 있고, 후배들 신망도 두텁다.
문 후보자는 이날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에서 소감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엄중한 시기에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원하시는 것, 형사사법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 우리나라 시대 상황이 바라는 것을 성찰하고 또 성찰하겠다”고 말했다. 박상기 법무장관 후보자의 검찰개혁 의지에 대해서는 “국민들께서 좀 더 좋은 나라, 부패 없는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열망이 반영된 결과라 생각하고 국민 권익과 인권을 위해 최선의 결과를 도출해내는데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광주(56) ▦광주제일고, 고려대 법학과 ▦대검 중수1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서울서부지검장, 부산고검장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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