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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통 큰 국내 투자로 일자리와 낸드 독주체제 ‘두 토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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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통 큰 국내 투자로 일자리와 낸드 독주체제 ‘두 토끼’ 잡는다

입력
2017.07.0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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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가동 시작 평택 1라인

세계 최고 성능 낸드플래시 양산

곧바로 대규모 신규 투자 단행

경쟁업체 압도 ‘초격차 전략’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 삼성전자가 4일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시설인 ‘평택 1라인’을 본격 가동했다. 이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 대규모 국내 투자도 확정했다. 삼성전자는 국내 투자를 발판으로 글로벌 D램 업계를 평정한 데 이어 낸드플래시 분야에서도 독주체제를 굳힐 태세를 갖췄다. 여기에 평택 1라인 가동으로 당장 직접 고용이 수천명,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10만명 이상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발생해 정부의 핵심 정책인 일자리 창출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투자로 일자리 창출에 큰 힘

삼성전자가 이날 공식 발표한 반도체 분야 투자는 2021년까지 평택캠퍼스 1라인 증설에 14조4,000억원, 경기 화성캠퍼스 초미세공정 반도체 생산라인 구축에 6조원이다. 삼성전자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도 충남 아산 2단지 인프라 공사에 약 1조원을 투입한다. 확정된 투자액이 21조원을 넘는다. 여기에 2015년부터 평택 1라인에 이미 투자한 규모가 15조6,000억원이다.

삼성전자의 이런 대규모 투자로 연구개발(R&D) 협력사들이 주변에 몰리면서 평택캠퍼스 일대는 자연스럽게 첨단 부품 클러스터로 변모하고 있다. 여기에 본격 가동을 시작한 1라인의 2층에 추가 라인 증설이 확정돼 건설 관련 일자리도 수년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평택 1라인 건설 당시 투입된 하루 평균 근로자만 1만2,000여명에 달했다. 삼성전자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평택ㆍ화성ㆍ아산에 투자할 37조원의 직간접적인 파급효과를 한국은행 산업연관표를 기준으로 따져보면 생산유발 163조원, 고용유발 44만명에 달한다.

이번 투자는 구속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사 운명을 좌우할 거액의 투자를 보고 없이 결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4일 삼성전자 평택 1라인에서 (맨 왼쪽부터 순서대로) 안정수 상무, 백홍주 전무, 진교영 부사장, 김기남 사장, 권오현 부회장, 이상훈 사장, 황득규 부사장, 정영호 메모리사업부 노사협의회 상임위원이 박수로 첫 웨이퍼 출하를 축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4일 삼성전자 평택 1라인에서 (맨 왼쪽부터 순서대로) 안정수 상무, 백홍주 전무, 진교영 부사장, 김기남 사장, 권오현 부회장, 이상훈 사장, 황득규 부사장, 정영호 메모리사업부 노사협의회 상임위원이 박수로 첫 웨이퍼 출하를 축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 반도체 1위 굳히기 돌입

이날 가동을 시작한 평택 1라인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4세대(64단) V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생산한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끊겨도 정보가 보존되는 메모리 반도체다. 데이터센터,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에 폭넓게 적용되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세계적으로 공급이 달린다.

정보저장공간(셀)을 64단으로 쌓은 삼성 제품은 현존 낸드플래시 중 최고 성능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지난해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47.1%, 낸드플래시는 35.2%로 독보적인 1위다. 낸드플래시가 들어가는 보조기억장치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점유율도 34.7%로 1위다.

업계에 따르면 평택 1라인에서 생산하는 64단 V낸드플래시는 웨이퍼(실리콘 기판) 기준 월 10만장 규모다. 여기에 라인 증설로 2층까지 설비를 꽉 채울 경우 평택 1라인 생산량은 월 26만~30만장에 달하게 된다. 다른 업체들이 기술로 따라붙을 즈음 선제 투자로 대량 생산에 나서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삼성전자의 승부수다. D램 ‘치킨게임’ 당시 삼성전자가 같은 전략을 펼쳐 2009년 독일 키몬다, 2012년 일본 엘피다 등이 결국 무너졌다. 두 기업의 파산으로 독일과 일본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 전멸했다.

초격차 전략은 계속된다

삼성전자는 경쟁사를 압도하는 이런 선제투자를 ‘초격차 전략’이라 부른다. 화성캠퍼스의 비메모리 반도체 생산 라인 6조원 투자도 초격차 전략의 일환이다. 최첨단 반도체 생산장비 극자외선노광장비(EUV) 등을 추가해 초정밀 반도체 공정 라인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대당 2,000억원에 달하는 EUV는 7나노 이하의 초정밀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장비로, 이를 갖춘 뒤 해외 대형 업체들이 발주하는 주문형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4나노 공정 개발을 완료하기 위해 올해 연말까지 경기 용인시 기흥캠퍼스와 화성캠퍼스에 EUV 수십 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선제 투자를 경쟁 업체들에 대한 일종의 경고로도 해석한다. 현재 중국과 대만 업체들은 ‘삼성 타도’를 외치며 막대한 자금을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쏟아 붓고 있다. 주대영 산업연구원 명예 연구위원은 “삼성의 반도체 신규투자는 낸드플래시 시장을 확실히 지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4일 웨이퍼 출하식을 갖고 본격 가동에 들어간 삼성전자 평택 1라인 전경. 삼성전자 제공
4일 웨이퍼 출하식을 갖고 본격 가동에 들어간 삼성전자 평택 1라인 전경.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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