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대표 취임 이후 첫 만남을 가졌다. 두 사람은 사법시험 24회 동기이지만 추 대표는 판사, 홍 대표는 검사라는 상반된 길을 걸어왔다. 평소 공격적인 어법으로 세간의 관심을 끄는 두 대표 간 만남이었지만, 인사말 정도만 나눈 채 싱겁게 끝났다.
이날 만남은 홍 대표가 취임 인사차 추 대표를 예방하면서 이뤄졌다. 추 대표가 먼저 “새로 당 대표가 되신 걸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이제 한국당 지도부 체제가 완성됐기 때문에 앞으로 정치적으로 어려운 숙제를 풀어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을 건넸다. 이에 홍 대표는 “고맙다. 협조를 해서 나라를 잘 좀 풀어갔으면 좋겠다”고 짧게 화답했다.
추 대표는 이어 “집권당의 원내대표와 당 대표를 다 경험하셨고 행정 경험까지 갖춘 경험 많은 대표니까 국민과 국익을 위해 좋은 파트너가 돼 달라”고 홍 대표를 추어올렸다. 홍 대표는 이에 대해서도 “덕담해 주시는 의미를 새겨 듣도록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홍 대표의 답이 짧자, 일순간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이에 추 대표는 “서로 협치를 굳게 국민들 앞에 약속한다는 의미에서 팔짱을 한 번 끼자”고 제안해, 두 대표가 팔짱을 끼고 사진 촬영을 했다.
통상 여야 대표 간 취임 인사 때 비공개 면담 시간을 관례처럼 가졌지만, 홍 대표는 이날 모두 발언과 기념 촬영만을 끝낸 뒤 4분 만에 자리를 떴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예측이 어려운 홍 대표 특유의 행보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민주당에선 선이 굵은 ‘홍준표 리더십’이 꽉 막힌 정국에 돌파구 역할을 해줄 수도 있다는 기대도 적지 않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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