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난색
박근혜 전 대통령이 건강상 문제를 들어 주 4회 진행되는 재판을 줄여달라고 요청했다. 법원은 박 전 대통령 건강상태를 검토해 일정 변경 여부를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전 대통령 측은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우려된다”며 재판 일정을 주 4회에서 3회 이하로 줄여달라고 요청했다. 변호인들은 지난달 30일 박 전 대통령이 재판 도중 양 팔에 얼굴을 묻고 엎드리며 어지럼증을 호소한 것을 언급하며 강행군 재판이 계속되면 불상사가 생길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대통령의 건강상태는 국가 기밀 사항이라서 공개하지 않는 게 원칙이고 지금까지 공개하지 못했지만, 건강상태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난색을 표했다. 휴식이 필요하면 언제든 들어줄 수 있지만 심리할 사항 많아 주 3회 재판으론 1심 구속기한이 만료되는 오는 10월 안에 재판을 끝낼 수 없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에게 “몸 상태가 괜찮냐”고 물었고, 박 전 대통령은 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측은 피고인의 방어권을 위해서라도 강행군 재판을 멈춰줄 것을 거듭 요구했다. 변호인은 “주 4회 재판으로 피고인 방어권이 충분히 보장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께 재판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 측도 “형사사법 절차에 있어 불구속 재판이 원칙이고, 박 전 대통령이나 최씨가 도주할 염려도 없고 인멸할 증거도 없다”며 합세했다. 계속되는 요청에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 건강상태) 자료를 제출하면 이를 토대로 일정 문제를 다시 논의해보겠다”고 정리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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