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출신 2人
소병철, 개업 안해 ‘전관’ 논란 없어
문무일, 검찰개혁 TF 팀장 활동
공안통ㆍ女후보
오세인, 강원 ‘지역 안배’ 가능성
조희진, 檢 유리천장 파괴 상징성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위원장 정성진 전 법무부장관)가 3일 검찰총장 후보자로 호남 출신 2명을 포함한 4명을 추천하면서 법무ㆍ검찰 수뇌부가 호남 장관과 호남 총장으로 꾸려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 검찰 내 유리천장을 깨는 여성 발탁과 문재인 정부 정책 기조와는 별개로 공안통 기용 가능성도 열려 있어 문 대통령의 선택이 주목된다.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는 이날 법무연수원장을 지낸 소병철(59ㆍ사법연수원 15기) 농협대 석좌교수와 문무일(56ㆍ18기) 부산고검장, 오세인(52ㆍ18기) 광주고검장, 조희진(55ㆍ19기) 의정부지검장을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이금로 법무장관 직무대행에게 추천했다. 후보자 가운데 소 교수는 전직이고, 나머지 3명은 현직이다. 법무부는 이날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를 열고 심사대상자들의 능력과 인품, 도덕성과 경륜, 리더십 등 검찰총장으로서의 적격 여부에 대해 심사한 결과 이들 4명을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소 교수는 2013년 법무연수원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난 뒤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아 전관예우 논란에서 자유롭다. 지난해 2월 모친상을 당하고도 외부에 알리지 않고 장례를 치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질 정도로 자기 관리가 투철하다. 검찰을 떠난 지 4년이 지나 조직 장악력이 떨어질 우려가 제기되지만 검찰 안팎의 시각을 모두 갖춰 균형감 있는 검찰 운영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이다.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법무부 검찰과장과 서울지검 조사부장,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대검 형사부장, 대전지검장, 대구고검장 등을 지냈다.
검찰 내 특수통인 문무일 고검장은 2015년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홍준표 당시 경남도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재판에 넘겼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 비리와 효성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수사했다. 지난해에는 대검이 꾸린 검찰개혁추진단 산하 ‘바르고 효율적인 검찰제도 정립’TF팀장을 맡아 검찰개혁에 대한 이해가 높은 점이 장점이다. 광주제일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다. 대검 중수1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서울서부지검장, 대전지검장을 거쳤다.
같은 지역의 장관, 총장을 동시 기용하는 게 대통령 공약으로 내세운 균형과 탕평에 맞지 않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지만 과거 정부에서 전례가 적지 않다.
공안ㆍ기획통으로 분류되는 오세인 고검장이 이름을 올린 건 의외라는 평이 많다. 현 정부에서 공안 축소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이제이(以夷制夷)의 역발상과 함께, 현 정부에서 강원도 출신 인사가 거의 없어 지역 안배 차원에서도 발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문 고검장과 마찬가지로 검찰개혁추진단 산하에서 감사실 업무합리화 TF 팀장을 맡아 조직 내 업무 분위기 개선을 위해 힘썼다. 강릉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 대검 대변인, 중앙지검 2차장, 서울남부지검장을 지냈다.
조희진 지검장은 검찰 내에서 첫 여성 부장검사, 첫 여성 지청장에 이어 첫 여성 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각종 ‘여성 1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013년 검찰총장 후보추천위가 가동된 이후 여성으로는 처음 검찰총장 후보자에 이름을 올렸다. 조 지검장은 다른 후보자들과 달리 고검장에 오르지 못했다는 점이 약점이다. 지검장을 총장으로 곧바로 발탁하는 것은 조직 안정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그러나 검찰 내 두터운 유리천장을 깨는 상징성을 고려해 파격 인사를 감행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규정상 법무부장관은 위원회가 추천한 후보자 가운데 한 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게 된다. 그러나 박상기 법무부장관 후보자 신분으론 제청할 수 없어 법무차관인 이금로 법무장관 직무대행이 대신하게 된다. 문 대통령은 검찰총장 자리가 장기 공석인 사정을 감안해 이르면 4일이나 5일 차기 총장을 공식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총장은 김수남 전 총장이 지난 5월 11일 퇴임한 뒤 54일째 공석이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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