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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또 中 압박…남중국해 ‘항행의 자유’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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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또 中 압박…남중국해 ‘항행의 자유’ 작전

입력
2017.07.0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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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축함 스테텀이 시사군도 진입

중 정부 “엄중한 도발 행위”격분

군함 3척, 전투기 2대 출동 경고

G20서 시진핑과 회담 앞둔 시점

소극적 대북제재 등 압박용 해석

지난 2015년 2월 18일 촬영한 존슨 산호초. 중국이 동남아시아국가들과 영토분쟁중인 남중국해 파라셀군도(중국명 시사군도)에 대공미사일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 연합뉴스
지난 2015년 2월 18일 촬영한 존슨 산호초. 중국이 동남아시아국가들과 영토분쟁중인 남중국해 파라셀군도(중국명 시사군도)에 대공미사일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 연합뉴스

지난 4월 미중 정상회담 이후 이어져 온 미중간 밀월관계가 사실상 끝난 가운데, 미 해군이 2일(현지시간)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남중국해 섬 인근을 순찰하는 ‘항행의 자유’(freedom-of-navigation) 작전을 감행했다. 중국 정부는 곧바로 ‘도발행위’라 비난하며 격하게 반발했다. 지난달 29일 미 재무부가 북한 정권과 불법거래를 한 혐의로 중국 단둥(丹東)은행 제재를 결정하고, 대만에 14억달러 상당 무기판매를 승인한 데 이어 미국이 쉴새 없이 중국을 압박하는 형국이다.

미국 언론들은 미 국방 당국자를 인용해 이지스 미사일 구축함 스테텀이 이날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에 있는 트리튼섬(중국명 중젠다오) 12해리(22㎞) 안쪽 수역에 진입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이에 중국 국방부는 스테텀이 12해리 밖으로 빠져나갈 때까지 군함 3척과 전투기 2대를 출동시켜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트리튼섬에는 중국 헬기 이착륙장이 설치돼 있으며, 인근 우디섬(중국명 융싱다오)에는 HQ-9 지대공미사일이 배치돼있다. 지난 5월 24일 미 구축함 듀이가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의 미스치프 암초(중국명 메이지자오) 12해리 안쪽으로 항해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이뤄진 두번째 ‘항행의 자유’작전이다. 이 작전은 남중국해에서 군사기지화를 진행하며 실효 지배를 확대하는 중국을 견제하는 무력시위다. 미 태평양함대 대변인인 매트 나이트 소령은 “미 해군이 과거와 마찬가지로 정례적인 ‘항행의 자유’작전을 수행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정부 2차 항행의 자유 작전지역/2017-07-03(한국일보)
트럼프정부 2차 항행의 자유 작전지역/2017-07-03(한국일보)

이에 대해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미국의 구축함이 중국의 시사군도 영해에 들어왔으며 중국은 즉각 군함과 전투기를 보내 경고하고 떠나게 했다”면서 “시사군도는 중국 고유 영토로 중국 정부는 1996년 시사군도의 영해 기선(영해 관할권 확정에 기본이 되는 선ㆍ기선에서 12해리 선까지가 수역)을 선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는 엄중한 정치적 군사적 도발 행위로 중국 측은 미국의 관련 행위에 강력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시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중 밀월관계가 끝났다는 지적에 대해서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미중관계 밀월이 끝났다’는 용어는 언론에서 만든 것이며 미중 양국은 한번도 그런 말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수위를 조절했다.

미 국방 당국은 이 작전이 일련의 대중 압박과 무관하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회동을 앞둔 시점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중국의 소극적인 대북제재에 대해 미국이 상당한 수준의 불만을 표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정부가 남중국해 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보니 글레이서 아시아 전략국제연구소(ACSIS) 선임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이 지역에서 미국의 연쇄적인 군사작전은 트럼프 행정부가 오바마 행정부보다 적극적으로 남중국해 분쟁에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남중국해 전역을 감시할 수 있는 초대형 해상초계기를 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 국가해양국은 지난달 26일 남중국해 분국에 해상초계기 B-5002를 처음으로 배치했다. 최대 비행거리 2,450㎞에 달하는 해상초계기를 배치하는 등 중국의 남중국해 주변 군비증강이 속도를 더하면서 이 지역 미중간 군사적 긴장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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