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각별히 아끼던 유기견 두 마리가 마침내 한 가정으로 입양됐다. 언뜻 봐서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외모의 단짝 허스키 종 윌리와 치와와 종 벅의 이야기다.
최근 동물전문매체 도도에 따르면 윌리와 벅은 지난 5월말 미국 미시건 주 링컨파크에서 함께 유기된 채 발견됐다. 당시 윌리와 벅을 구조한 테일러 동물구조센터의 직원들은 이 둘이 단지 우연히 한 장소에서 구조됐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각각 다른 공간에 수용했다.
떨어져 지내게 된 윌리와 벅은 산책 시간에 잠시 복도에서 마주칠 때마다 하염없이 서로를 향해 짖어대며 붙어있으려 했다. 테일러 동물구조센터의 자원봉사자 켈리 슈체판스키 씨는 "윌리와 벅은 어쩌다 함께 있게 되면 매우 흥분하며 좋아했다"며 "특히 벅이 윌리 곁에 가려고 애쓰곤 했다"고 말했다.
슈체판스키 씨는 윌리와 벅을 함께 산책시키기 시작했고, 이내 둘 사이의 우정을 알아봤다. 둘은 산책하는 내내 매 순간 붙어있었다. 입맞춤하는 것처럼 서로 얼굴을 핥아주기도 했다. 슈체판스키 씨는 "윌리와 벅이 한 집에서 살았으며 함께 유기됐을 것이라고 확신하게 됐다"면서도 "시간이 지나도 주인이라고 주장하는 이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겉모습은 다소 어울리지 않는 한 쌍인 윌리와 벅은 보호소 내에서 둘도 없는 단짝 사이로 인정받았다. 벅은 다른 개들에겐 예민하지만 윌리만은 유난히 아꼈다. 둘은 보호소 직원들에게 예쁨을 받거나 쓰다듬어질 때조차 함께 붙어있으려 했다.
보호소 측에선 윌리와 벅의 우정을 지켜주기 위해 한 집으로 입양 보내려 노력했다. 대형견과 소형견을 동시에 입양하려는 입양자가 나타나지 않아 난항을 겪었지만 최근 둘은 마침내 새로운 가족을 찾았다. 워싱턴 주 먼로 시에 거주하는 스콧 쉬히 씨는 처음엔 윌리를 입양하기 위해 보호소를 찾아왔지만 이내 벅도 함께 데려가기로 했다.
스콧 씨는 "서로 즐겁게 장난치며 어울리는 윌리와 벅을 보고 둘 다 입양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길거리에 유기된 뒤 보호소에서 지낼 때조차 서로의 곁을 지킨 윌리와 벅. 궂은 상황에도 함께 했던 둘은 이제 한 집에서 더 큰 우정을 키워갈 수 있게 됐다.
김서로 인턴기자 (이화여대 행정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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