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최정(오른쪽), 최항/사진=SK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SK 최정(30)은 올해 홈런 레이스의 '1강'으로 꼽힌다. 그만큼 독보적인 페이스로 대포를 생산해내고 있다. 1일 현재 팀의 78경기 중 72경기에 출장한 그는 타율 0.311, 29홈런 68타점(2위)을 기록 중이다. 홈런 선두를 질주하면서 부문 2위 한동민(SK·22개)도 멀찌감치 따돌렸다. 이런 페이스(출전 경기당 0.397개)라면 산술적으로 팀의 남은 65경기에서 26개를 추가해 시즌 최종 홈런 수는 55개에 달한다. 역대 KBO리그 한 시즌 최다인 2003년 이승엽(삼성)의 56개에 단 1개만 모자른다.
지난해에도 40홈런을 때려내 홈런 공동 1위에 올랐지만, 느낌은 전혀 다르다. 최정은 "'작년 처럼은 하지 말자'는 목표를 세우고 시즌에 들어왔다. 작년 전반기는 정말 최악이었기 때문에 그 때보다는 잘 하자는 생각만 했다"며 "지난해에 비하면 정말 잘 되고 있어 만족하고 있다"고 웃음지었다. 최정은 지난해 전반기 20홈런을 때려냈지만, 타율이 0.263로 낮았다.
그가 가장 만족스러운 건 사실 홈런이 아니다. 최정은 2014년과 2015년 각종 부상에 시달리면서 각각 82, 81경기에만 출장했다. 마음 고생이 컸던 만큼 그라운드에서 뛰는 시간이 더 소중해졌다. 최정은 "안 다치고 야구를 하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2년간 그렇게 (부상으로 고생을) 해봤더니 야구를 못 하는 것보다, 다쳐서 안 하고 있는 게 스트레스가 더 크더라"고 말했다. 건강한 최정은 올해 가장 강력한 해결사가 됐다.
최정의 '거포 본능'이 드러나면서 SK도 '대포 군단'으로 다시 태어났다. 올해 SK는 79경기에서 137홈런을 터트렸다. 부문 2위 두산(87개)보다 무려 50개나 많다. 역대 한 시즌 팀 최다 기록인 2003년 삼성의 213홈런도 넘보는 속도다.
최정은 "우리 팀 선수들이 스프링캠프 때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했다"며 "타고난 힘이 있는 선수들이 많이 모여 있다. 기본적으로 힘이 좋다 보니 치면 장타가 나온다"고 '핵타선'의 비결을 밝혔다. 홈런이 쏟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팀 분위기도 좋아진다. 그는 "매 타석 나갈 때마다 모든 타자가 기대를 하게 한다. 더그아웃에서도 집중이 더 잘 되고, 응원도 더 많이 하게 된다"며 웃었다. 팀이 잘 나가면서 최정의 방망이도 더 신나게 돌아간다. 최정은 "팀이 많이 이기니 야구할 맛도 더 난다"며 미소 지었다. SK는 KIA-NC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동생 최항(23·SK)과 함께 뛰면서 최정에게 올 시즌은 더 특별한 기억이 되고 있다. 3형제 중 첫째 최정의 막내 동생인 최항은 2012년 8라운드 70순위로 SK에 지명됐고, 지난달 25일 kt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당일 경기에 곧바로 두 형제(최정 3번 3루수, 최항 8번 1루수)가 나란히 선발 라인업에 포함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마냥 어리게만 보였던 동생과 같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빈다. 형이 느끼는 감회는 새로울 수밖에 없다. 최정은 "나이 차이가 좀 나다 보니 귀여운 동생이고 꼬마 같기만 했는데, 갈수록 덩치가 커지더니 고등학교 때는 내 키를 넘더라"며 "SK에 지명됐을 때만 해도 대단하다 했는데 올해 잘 하고 있으니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고 흐뭇해했다. 자신의 '신인' 시절을 떠올리면 동생이 더 대견해진다. 최정은 "항이가 나보다 잘 할 것 같다. 나는 신인 때 눈치를 보면서 했는데, 동생은 자신감 있게 자기 스윙을 하더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최항은 4경기에서 10타수 3안타(타율 0.300) 2타점을 기록 중이다.
"야구장에서는 형제처럼 안 지낸다"고 하지만 최정은 최항이 타석에서 안타를 만들어 내면 누구보다 기뻐하고, 실책을 하면 낙담을 하는 모습이 TV 중계 화면에도 곧잘 잡힌다. 최정은 "적응을 하면 괜찮아지겠지만, 아직은 같이 있다는 게 긴장이 된다. 동생이 실책을 할 때는 내가 한 것보다 더 신경이 쓰였다"며 웃었다.
이제 막 첫 발을 내디딘 동생이 자신을 넘어서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최정은 "이제 시작이다. 안 다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오버하지 말고, 야구를 오래오래 할 생각으로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다"며 "항이가 나보다 더 크게 됐으면 좋겠다"고 '신인 선수' 최항에게 조언을 남겼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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