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프랜차이즈 식당, 동네 가게보다 실속 없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프랜차이즈 식당, 동네 가게보다 실속 없다

입력
2017.07.03 04:40
0 0

외식산업연구원 6,162개 매장 분석 결과

프랜차이즈 매장 영업이익률,

일반 매장보다 1.46%P 떨어져

본사 구입 식자재·물품 비용 비싸

“선진국처럼 본사가 브랜드 사용료

받는 로열티 계약 구조로 바뀌어야”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대출금을 보탠 3억여원을 투자해 경기 광명시에서 4년째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월 평균 4,000만원의 매출을 올리지만, 손에 쥐는 돈은 직장 생활하면서 받았던 월급보다도 작다. 우선 본사에서 구입해야만 하는 식자재와 물품 등의 비용으로 매출의 절반인 2,000만원이 나간다. 주방과 서빙 일을 하는 정규직 직원 3명의 인건비가 700만원, 매장 임대료는 월 400만원이다. 그 외에 대출 이자, 직원들의 휴무 때 고용하는 일용직의 임금, 전기요금 가스비 관리비 등을 주고 나면 200만~300만원 남는다. 휴일도 없이 매일 오전 8시30분부터 밤 10시까지 일하는 점을 고려하면, 겨우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돈만 남는다. 이마저도 정직원 5, 6명을 고용했던 창업 초기 보다 직원을 줄였기 때문에 가능한 수익이다. A씨는 “본사에서 구매하는 식자재와 물품 구입비가 비싸 큰 부담이 된다”며 “차라리 프랜차이즈 간판을 떼는 대신 대형마트나 시장에서 값싼 식재료를 구매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외식 창업자들은 수 억원에 달하는 비싼 창업 비용이 들더라도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열면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프랜차이즈 매장의 영업이익률은 비(非)프랜차이즈 매장보다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랜차이즈 본사에 지불해야 하는 비싼 식재료 비용 때문에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는 동네 가게 보다도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이다.

2일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의 ‘프랜차이즈와 비프랜차이즈 사업성과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프랜차이드 매장의 영업이익률은 16.94%로 프랜차이즈가 아닌 일반 매장(18.38%) 보다 1.46%포인트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보고서는 한국외식업중앙회 소속 전국 6,162개(프랜차이즈 933개, 비프랜차이즈 5,229개) 회원사 매장을 조사ㆍ분석한 결과다.

업종별로 보면 분식ㆍ김밥전문점의 경우 일반 매장은 매출 대비 영업이익이 21.32%로 프랜차이즈 매장의 영업이익률(13.01%) 보다 무려 8.31%포인트 높았다. 치킨전문점도 일반매장 영업이익률이 19.13%로 프랜차이즈 매장(16.4%) 보다 2.73%포인트 높았다. 일식ㆍ서양식 프랜차이즈 식당의 영업이익률은 일반 매장보다 2.51%포인트, 한식 프랜차이즈 식당은 일반 매장보다 1.59%포인트 낮았다.

프랜차이즈 식당의 영업이익률이 일반 매장 보다 낮은 것은 가장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 식재료를 대부분 본사에서 비싼 값에 납품 받기 때문이다. 매출액 가운데 식재료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프랜차이즈 매장이 42.53%로, 일반 매장(40.09%) 보다 2.44%포인트 높았다.

특히 프랜차이즈 치킨전문점의 매출 대비 식재료 비용 비중은 6개 업종 중 가장 높은 46.75%나 됐다. 일반 매장(42.34%)과 4.41%포인트의 격차가 날 정도로 가맹본사의 횡포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랜차이즈 분식ㆍ김밥전문점도 매출 중 식재료비 비중이 38.84%로 일반 매장(36.28%) 보다 높았다.

오윤주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연구원은 “가맹본부가 식재료비에 물류유통 마진(이윤)을 붙여서 판매하면서 가맹점주들은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이를 구입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외식 프랜차이즈업체는 로열티 수입 보다 주로 식재료비에 마진을 더해 수익을 취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영업이익률 차이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프랜차이즈 업체가 식자재 유통 등 물류 부문에서 수익을 내는 대신 선진국처럼 가맹점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브랜드 사용 명목으로 가져가는 ‘로열티’ 계약 구조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태훈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사무국장은 “과거에는 현금 결제가 많았고, 전산망도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은 탓에 매출액을 정확히 계산할 수 없어 ‘로열티’ 계약이 현실적으로 어려웠지만, 최근엔 가맹점들이 거의 대부분 포스(POS) 단말기를 갖춘데다, 카드 사용 고객이 늘어, 매출액을 비교적 정확히 산출할 수 있다”며 “투명한 로열티 기반 계약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