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리더스] 교보생명
‘이상화(빙상ㆍ2014년 소치 올림픽 금메달) 양학선(체조ㆍ2012년 런던 금메달) 최민호(유도ㆍ2008년 베이징 금메달) 박태환(수영ㆍ2008년 베이징 금메달) 유승민(탁구ㆍ2004년 아테네 금메달)’
각자 자신의 스포츠 종목에서 세계 최고의 경지에 오른 이 선수들은 모두 ‘교보생명컵 꿈나무 체육대회’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꿈나무 체육대회는 민간에서 열리는 국내 유일의 유소년 전국 종합체육대회다. 교보생명은 체육 꿈나무를 조기에 발굴해 육성하고 기초종목을 활성화하기 위해 1985년부터 33년째 이 대회를 열고 있다. 대회는 육상, 수영, 빙상, 체조 등 7개 기초종목에 집중한다. 축구, 야구 등 인기 종목에 비해 장래가 불확실한 초등학교 유망주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교보생명은 재정이 여의치 않은 선수들을 위해 모든 선수단에 교통비와 숙식비를 지원한다. 우수 선수와 학교에는 장학금도 지급한다.
지금까지 꿈나무 체육대회를 거쳐간 어린 선수만 12만명이 넘는다. 이 중에서 국가대표 선수가 350명이나 나왔다. 이들이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획득한 메달 수만 140여개에 달한다. 33년간 교보생명이 후원한 금액은 총 84억원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마케팅 효과가 크지 않은 비인기 기초종목 꿈나무 후원에 정성을 쏟고 있는 것은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교육 철학 때문”이라며 “어릴 때부터 건강한 체력을 길러야 인격과 지식도 함께 잘 자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신 창립자의 제안으로 체육대회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꿈나무 체육대회는 오는 18일부터 3주간 경북 김천, 전북 전주ㆍ순창 등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체육 꿈나무 육성과 더불어 교보생명은 우리 이웃의 ‘건강한 삶’을 위한 사회봉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아름다운 재단과 함께 ‘이른둥이’(미숙아)에게 치료비를 지원하는 ‘다솜이 작은숨결 살리기’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세상에 조금 먼저 태어난 이른둥이들이 건강을 회복해 소중한 생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2.5kg 미만의 저체중 출생아 발생률은 2005년 전체 신생아의 4.3%에서 2015년 5.7%로 증가했다. 37주 미만 출생아 비율도 같은 기간 4.8%에서 6.9%로 늘어났다. 교보생명은 이 사업을 통해 출산 직후 입원치료비는 물론 재활치료비(만 6세 이하)를 출산 가정에 지원하고 있다. 본인 부담 병원비의 70%(최대 2,000만원)가 지원된다. 비용은 교보생명 재무설계사(FP)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하면 여기에 회사가 지원금을 보태는 방식으로 모아진다. 매달 4,000명이 넘는 재무설계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2004년 9월부터 총 2,382명의 생명에 도움을 줬다. 이른둥이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이른둥이 양육 가이드를 발간하고, 이른둥이 관련 정보와 육아 고민 등을 나눌 수 있는 홈페이지도 운영하고 있다. 매년 12월에는 교보생명 재무설계사와 임직원, 일반시민 등 200여명이 이른둥이 가정을 직접 방문하는 ‘다솜이 희망산타’ 행사도 개최하고 있다.
국내 1호 사회적 기업 ‘다솜이재단’도 교보생명만의 독특한 사회공헌 활동이다. 지난 2003년 시작한 ‘교보 다솜이 간병봉사단’이 모태다. 교보 다솜이 간병봉사단은 저소득층 환자에게 무료 간병서비스를 제공하고, 일자리가 필요한 취약계층 여성 가장들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해 경제적 자립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2007년 10월부터 다솜이재단으로 전환돼 같은 해 11월 ‘사회적기업 1호’ 인증을 받았다. 이 밖에도 은퇴노인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해 사회참여의 길을 열어주는 ‘숲자라미’, 소년소녀가정 아동의 생활ㆍ교육ㆍ의료 등을 지원하는 ‘사랑의 띠 잇기’ 등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 문학도 묵묵하게 후원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대산(大山)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뜻에 따라 92년 설립된 공익재단인 대산문화재단을 운영한다. 대산문화재단은 매년 개최하는 ‘대산문학상’에서 시ㆍ소설ㆍ희곡ㆍ번역 부문의 수상작을 선정해 작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역대 대산문학상 수상 작가의 면면은 화려하다. 제1회 시 부문 수상작은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고은 시인의 ‘내일의 노래’(93년)이었다. 또 황지우(‘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 97년) 신경림(‘어머니와 할머니의 실루엣’ 98년) 김춘수(‘들림, 도스토예프스키’ 97년) 등의 작가들이 대산문학상을 거쳐갔다. 시 외에 소설 부문에서도 박범신(‘고산자’ 2009년) 김훈(‘남한산성’ 2007년) 등의 작가들이 이름을 올렸다.
대산문화재단은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해 한국문학의 번역, 연구, 출판도 지원하고 있다. 국내 문학작품이 다양한 언어권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영어, 불어, 독일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등으로의 번역을 지원한다. 실제 지난해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영국에서 출판(2014년)될 수 있도록 지원한 단체가 바로 대산문화재단이다. 한강씨는 광화문 교보생명 빌딩 외벽에 걸리는 광화문 글판의 문안선정위원이기도 하다. 대산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2003년 독일에서 번역ㆍ출간된 오정희 작가의 중편소설 ‘새’는 독일의 리베라투르(Liberatur) 문학상을 한국 최초로 수상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사회 안전망을 제공하는 생명보험사의 정체성을 살려 우리 이웃들이 건강, 돈, 지식의 결핍으로 인한 삶의 역경을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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