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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구체적 해법 이견 가능성… 치밀한 전략 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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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구체적 해법 이견 가능성… 치밀한 전략 짜야”

입력
2017.07.0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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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

북핵 독자적 행동 우려 불식 효과

장진호 기념비 헌화ㆍ축사 인상적

천영우 전 靑 외교안보수석

양 정상 궁합 잘 맞아 충돌 없어

사드 제기 대신 中 견제 수용한 듯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제재ㆍ대화 병행’ 기본 원칙 확인

방위비 분담 문제 완화 입장 보여

문재인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 언론 발표를 했다. 문 대통령이 발언을 마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 언론 발표를 했다. 문 대통령이 발언을 마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일 외교 전문가들은 첫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당초 우려를 불식한 성공적인 회담으로 평가했다. 특히 가장 중요한 문제인 북핵 문제에 대한 공통 기조를 재확인하고, 양국 사이의 신뢰 관계를 구축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봤다. 다만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에서는 양국이 이견을 보일 가능성이 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난제가 남아있는 만큼 더욱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

문재인 대통령의 무난한 외교무대 데뷔였다. 무엇보다 두 정상 간 신뢰와 우애를 다진 좋은 출발이었다고 생각한다.

문 대통령은 특히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문제와 관련해 미국 의회지도자들에게 사드 배치를 되돌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독자적인 행동은 하지 않겠다는 점을 확인해 미국 조야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쟁점이 될 수 있는 것들을 사전에 조율하고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었다고 본다. 그만큼 준비를 철저히 했다는 것이다.

가장 좋았던 것은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 축사였다. 한국은 미국이 도와준 나라 중에 유일하게 산업화와 민주주의에 성공한 나라인데 문 대통령이 이 부분을 언급하고 감성적으로 공략한 것이 양국 사이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드는데 역할을 했다.

이제는 양국의 신뢰관계를 어떻게 유지하고 발전시킬 것인지가 중요하다. 특히 미국에서는 미국의 입맛에 맞는 이야기를 해놓고 중국에 가서는 다른 소리를 한다면 관계가 깨질 수 있다. 이번 회담은 첫 상견례였고, 방향성을 확인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이견이 없었지만 향후 신뢰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는 사안에 대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긴밀하게 조율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한국일보 자료사진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한국일보 자료사진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전반적으로 큰 충돌 없이 잘 된 회담으로 평가한다. 양 정상의 궁합이 잘 맞았던 것 같다. 북핵 문제는 큰 틀에서 한미간 이견이 있을 수 없는 분야고, 한미 FTA와 주한미군 방위비 문제도 기존에 나왔던 사안으로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한미일 3국 안보 및 방위협력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규범에 기초한 질서 등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내용이 포함된 부분이다. 우리가 이견을 빚을 것으로 예상됐던 사드 문제를 회담에서 제기하지 않는 대신 중국 부상을 견제하는 전략적 제휴의 틀을 받아들인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는 진보 정부의 철학과 배치될 뿐만 아니라 역대 보수 정부에서도 중국의 눈치가 보여 합의하지 못한 문제다.

한미 FTA 재협상을 둘러싸고 청와대의 대응에 대해 말이 많은데 이는 소모적인 논쟁이라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이 FTA 협상에 대해 언급한 것은 재협상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이번 회담에서 이 문제가 언급되지 않았더라도 언제라도 제기될 수 있는 문제였다. 현재 시점에서는 이 문제를 기정사실화 하고, 우리에게 최대한 유리한 방향으로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최강 아산 정책연구원 부원장

첫 한미정상회담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문재인 정부는 참여정부와 달리 안보 문제에 있어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했고, 북핵 문제에 있어서도 ‘제재ㆍ대화 병행’이라는 기본 원칙과 접근 방식이 같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의 공통된 기조를 재확인했고, 같이 갈 수 있는 상대라는 점을 확인한 점이 의미 있는 성과다.

다만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우리가 받아낸 부분은 모호한 수준이다. 향후 각론을 정할 때 우리 측이 복안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에 대한 이해를 상당히 이뤘지만 제재의 수준, 대화의 조건과 범위 등 구체적인 해법을 마련할 때는 이견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

트럼프 대통령이 FTA 재협상이나 주한미군 방위비를 언급한 것은 그만큼 대통령의 관심이 큰 문제라는 뜻이다. 다만 무역 불균형 문제에 이어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공정한 방위비 분담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이는 과거에 비해 입장이 많이 완화된 측면으로 볼 수 있다.

정리=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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