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MSNBC 방송에 이어 CNN까지 헐뜯으며 주류 언론과의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1일(현지시간)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MSNBC 방송 뉴스 프로그램인 모닝조의 진행자 조 스카버러(54)와 미카 브레진스키(50)를 또 한 번 비난하면서 NBC방송까지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트위터에서 “미친 조와 멍청한 미카는 나쁜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의 쇼가 낮은 시청률을 보이는 것은 NBC 간부들이 프로그램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너무나도 안 좋은 일”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트위터에 두 진행자를 겨냥해, ‘조는 사이코고, 미카는 아이큐가 낮고 미쳤다’라는 내용의 인신공격성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논조를 유지해온 CNN도 공격 대상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CNN이 결국 가짜뉴스, 쓰레기 저널리즘으로 드러난 것을 보게 돼 너무나도 기쁘다” “이제 ‘가짜뉴스 CNN’의 이름을 ‘사기뉴스 CNN’으로 바꾸려고 한다” 등의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트럼프는 CNN 오보 사태 이후 더욱 기세등등한 모습이다. CNN은 지난달 22일 월가 출신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자문역을 했던 앤서니 스카라무치가 러시아 국영은행이 운용하는 러시아투자펀드에 투자했다는 내용을 보도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을 최종 확인함에 따라 해당 보도를 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다가오는 독립기념일(4일)을 축하하기 위해 워싱턴 존 F 케네디센터를 찾은 행사에서도 언론을 향한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이 자리에서 “가짜 언론이 우리를 침묵하게 하려 하지만 그렇게 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며 “가짜 언론이 아니라 내가 대통령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을 향한 실효 없는 공격적 행보가 거듭되면서 행정부 운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보도한 전 워싱턴포스트 기자 칼 번스타인은 “지금까지 이같은 악의적인 대통령을 우리는 경험해 본 적이 없다”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행정부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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