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이지성, 당구선수 차유람이 아름다운 부부의 모습을 선보였다.
2일 오전 8시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이지성, 차유람 부부와 19개월 딸 한나의 모습이 공개됐다.
이지성은 "결혼 전 웬만한 음식은 내가 다 하겠다고 말했다"며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 한나의 밥을 먹이던 그는 차유람이 잠에서 깨서 내려오자 딸을 맡기고 서둘러 방송 스케줄을 갔다. 이지성은 "도둑놈이라고 욕도 엄청나게 먹었다. 태어나서 그렇게까지 욕을.."이라며 "아내가 대단한 사람이고 당구를 좋아하는 대부분의 남자들이 나를 미워하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차유람은 "사진을 보고 작가인데 정말 잘생겼구나 했는데 실제로 봤을 때는 못 알아볼 뻔 했다"고 이야기했다.
첫만남에 대해 차유람은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읽고 너무 좋아서 SNS 팔로우를 했다. 조용히 했는데 바로 알고 쪽지가 와서 한 번 만나보고 싶다고 했다"며 "40분을 늦었다. 만약 썸이고 이성적 감정으로 만나는 자리였으면 기다리다 나왔을텐데 그런 게 아니니까 순진하게 기다리고 만나서 좋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지성은 "그날 만남이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옷이라도 제대로 입고 나갔을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이지성은 차유람의 큐대를 보여주면서도 당구에 관해 잘 모르는 티가 났다. 그는 "당구를 한 번도 안 쳐본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는 게 절실한 꿈이었다고 한다. 내가 와이프의 꿈을 이뤄줬다"고 했다.
지금은 유명한 작가이지만 그 역시 수많은 퇴짜를 맡은 무명 시절이 있었다. 스무살 무렵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20억원의 빚이 생겨 가족들의 모든 것이 무너졌다. 1년 7개월 간 월세를 못내고 6개월동안 같은 음식을 먹은 경험도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꿈을 지지해준 어머니 덕분에 이지성은 달동네 옥탑방에서 스타 작가로 거듭났다.
차유람은 테니스로 시작해 당구를 시작하면서 세계 최고가 되기로 결심했다. 2006년 자넷 리와의 친선 경기 때 19세였던 그는 긴장을 많이 큐미스를 내기도 했다. 유명세에 마음고생을 했던 그는 "별의별 소리를 듣지 않나. '뜨려고 안간힘을 다 쓰네'부터 '실력 없다'까지. 나도 안다 그 당시에는 실력이 없던 걸"이라며 "나도 알고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는데 순서가 뒤바뀌었다. 단지 유명해지고 싶어서 당구를 친 게 아닌데 나의 의사와는 상관 없이 상황이 끌려갔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차유람 가족의 반대가 있으면서 두 사람은 3번의 엇갈림 끝에 연애를 시작했다. 장인은 "예쁘게 키운 딸이지 않나. 나이도 그렇지만 작가라는 직업이 마음에 안 들었다"며 13세 나이 차이와 이지성의 직업이 싫었다고 했다. 힘들게 시작한 연애 시절에 대해 말을 시작하자 이지성은 "(키스를 하면) 4시간은 기본으로 흘러갔다"며 열정적이었던 모습을 밝혔다.
부부는 결혼 2년 기념으로 세계 3대 도시 빈민촌인 톤도로 향했다. 이지성은 학교가 사라질 위기에 있을 당시 기부를 하면서 학교를 지키고 팬카페 사람들과 함께 책을 기부했다. 두 사람은 아이들과 만나 소통하고 식사를 배식했으며 가난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 지은 학교에 가서 희망을 전했다. 이지성은 "여든살이 됐을 때 아내, 한나와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함께 비행기를 타고 가서 봉사하는 꿈을 꾸고 있다"고 소망을 밝혔다.
권수빈 기자 ppb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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