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테니스 세계랭킹 855위에 불과한 선수가 윔블던 본선 명단에 이름을 올려 화제다. 전 세계에서 오직 119명에게만 허락된 관문을 뚫은 주인공은 홈코트의 알렉스 워드(20ㆍ영국)다.
워드는 30일(한국시간) 영국 로햄튼에서 열린 윔블던 예선 3라운드에서 자신보다 랭킹이 679계단 더 높은 테우무라즈 가바시빌리(32ㆍ러시아)를 3-1(6-7<3> 6-4 7-6<6> 6-1)로 꺾었다. 예선 1,2라운드에서 랭킹 166위와 111위를 차례로 꺾고 올라온 워드는 꿈에도 그리던 윔블던 본선행 티켓을 자력으로 거머쥐었다. 1998년 세계랭킹 1,122위의 마크 놀즈(바하마)가 윔블던 본선에 진출한 이후 가장 낮은 랭킹이다.
BBC등 외신에 따르면, 개인 최고랭킹이 242위에 불과한 워드는 지난해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윔블던 출전권을 따냈지만 1라운드에서 데이비드 고핀(27ㆍ13위ㆍ벨기에)에 무릎을 꿇었다. 그 뒤 손목 부상에 시달리며 6개월 가량을 쉬었고, 지난 1월 복귀한 뒤에도 7경기에서 패배만 기록했다. 그는 “그 동안 윔블던 예선전에 4차례나 도전했지만 단 한번도 이긴 적이 없다”며 “믿을 수 없을 만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변방의 선수가 세계 최고 무대인 윔블던 본선에 얼굴을 내민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영국의 마커스 윌리스(20ㆍ374위)는 지난해 세계랭킹이 772위에 불과했지만 6차례 예선전을 치른 끝에 윔블던 본선에 진출해 테니스 팬들을 놀라게 했다. 때문에 워드에게는 ‘제2의 윌리스’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에 대해 워드는 “올해 어떤 일이 벌어질지 한 번 두고 보자”라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윔블던 본선에 진출함으로써 워드는 1라운드 출전 선수에게 지급되는 상금 350만 파운드(약 5,100만원)를 보장받게 됐다. 그는 “요즘 코치의 도움을 받지 못 하고 있는데, 드디어 코치를 고용해 대회를 열심히 준비할 수 있게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 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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