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쪽빛 고전적 한복
어머니에 물려받은 옷감으로 제작
멜라니아는 연분홍 현대적 원피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2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 만찬에서 ‘패션 외교전’을 펼쳤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남색 정장에 파란색 넥타이로 ‘드레스 코드’를 맞췄지만, 영부인들은 개성을 한껏 살린 옷으로 멋과 메시지를 전달했다.
문 대통령과 함께 첫 정상회담 데뷔전을 치른 김 여사는 이날 푸른빛 두루마기와 남색 치마 차림을 선보였다. 전체적으로 차분한 느낌이었지만 짙은 붉은색 고름을 골라 포인트를 줬다. 한국 고유의 색감과 고전적 디자인으로 영부인으로서의 기품을 보였다는 평가다.
김 여사가 파란색을 고른 이유는 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하기 위해서다. 파란색은 편안함과 신뢰, 희망을 상징한다. 두 정상이 복잡한 외교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패션을 통해 내비친 것이다. 파란색은 또 시작을 의미하는 색으로 한미관계가 순조롭게 출발하기를 희망한다는 뜻도 담겼다.
모델 출신의 멜라니아 여사는 연한 분홍빛이 감도는 민소매 흰색 원피스를 입었다. 멜라니아 여사의 현대적인 패션은 김 여사의 전통적 패션과 대조를 보였다. 실제 김 여사는 ‘유쾌한 정숙씨’라고 불릴 만큼 활달한 반면, 멜라니아 여사는 ‘은둔의 퍼스트레이디’라고 불릴 정도로 조용한 내조를 즐기는 편이다.
두 영부인은 다만 푸른색과 흰색의 비슷한 색상을 선택해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뤘다는 평가다. 멜라니아 여사는 모델 시절 파격적인 패션으로 주목 받았지만, 정상회담에 참석할 때는 상대국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부부를 만났을 때는 중국에서 행운을 상징하는 붉은색 드레스를, 요르단 국왕 부부를 만났을 때는 이슬람 문화에서 선호하는 초록색 의상을 입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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