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과 화합 강조 ‘음식외교’
우애 다지기 위해 각별히 신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29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위해 마련한 백악관 환영만찬의 메뉴는 ‘비빔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외국 정상과 부부동반 만찬을 가진 것도 처음이지만, 상대국의 대표 음식을 메뉴로 선택한 것도 보기 드문 사례다.
백악관이 준비한 메뉴는 '허브로 조미한 캐롤라이나산 황금미(米) 비빔밥'이다. 비빔밥은 '겨자를 발라 구운 도버 솔(도버해협에서 잡히는 생선)'과 함께 제공됐다. 여러 재료가 모여 만드는 비빔밥은 재료 고유의 특성을 살리면서 새로운 맛을 낸다는 점에서 ‘협력과 화합’의 의미를 가졌다. 한미동맹을 공고히 다지고, 북핵 문제 해결에 긴밀히 협력하자는 뜻을 담은 ‘음식 외교’인 셈이다.
미국 대통령이 제공하는 백악관 만찬 테이블에 한국 대표 음식이 오른 것도 이례적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2011년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가지며 비빔밥과 불고기 등 한식을 즐긴 적이 있지만, 워싱턴 인근 한식당 우래옥에서 가진 비공식 만찬에서였다. 때문에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 우애를 다지기 위해 각별히 신경 썼다는 얘기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메뉴판 상단에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기념하여’라고 적으며 환영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예정시간보다 35분 더 진행된 이날 만찬은 전채부터 후식까지 ‘풀코스’ 요리가 제공됐다. 전채로는 단호박 맑은 수프와 제철 채소로 만든 케넬이 나왔다. 케넬은 재료를 으깨 빵가루나 계란으로 덧입혀 굽거나 찐 프랑스식 요리다. 후식으로는 복숭아와 라즈베리로 만든 테린과 바닐라-계피향 쇼트크러스트 및 복숭아 소르베가 나왔다. 식사에 곁들인 와인으로는 캘리포니아 소노마산 백포도주 2015년산과 캘리포니아 '하트포드 코트 파 코스트 피노느와' 적포도주 2013년산이 제공됐다.
워싱턴=김회경기자 hermes@hankookilbo.com
[백악관 공식만찬 메뉴]
전채 : 단호박 맑은 수프와 제철 채소로 만든 케넬 (Kabocha Squash Consomme and Summer Vegetable Quenelles)
메인 : 겨자를 발라 구운 도버 솔과 차이브 버터 소스, 허브로 조미한 캐롤라이나산 황금미 비빔밥 (Mustard Glazed Dover Sole, Chive Butter, Herbed Carolina Gold Rice Bibimbap)
후식 : 복숭아와 라스베리로 만든 테린, 바닐라-계피향 쇼트크러스트 및 복숭아 소르베 ( White Peach and Raspberry Terrine with Vanilla and Cinnamon Shortcrust and Nectarine Sorbet)
와인 : 캘리포니아 소노마産 백포도주 '하트포드 코트 파 코스트 피노누아' (Hartford Court Far Coast Pinot No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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