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물품 제외하곤 ‘말끔’… 피해신고 늦어져
아파트 5㎞ 밖 주차, 빙빙 둘러 도주
부산과 경남지역 고급아파트를 노리고 드라이버로 베란다 창문을 여는 수법으로 2억7,5000만원 상당의 명품, 귀금속 등을 훔친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야간주거침입절도 등 혐의로 A(46)씨를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월 28일 오후 8시쯤 부산 강서구의 한 아파트 1층 베란다 창문을 드라이버로 열고 들어가 고급 찻잔 등 1억4,500만원 상당을 훔친 혐의다. 이 같은 수법으로 A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부산, 경남 일대 아파트에서 12차례(미수 1건)에 걸쳐 명품시계, 귀금속 등 총 2억7,500만원 상당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불 꺼진 아파트 저층을 노리고 드라이버를 이용해 침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드라이버로 베란다 창문의 시건 장치 틈새를 벌려 한번에 ‘딸깍’하고 문을 여는 수법이었다. 그는 또 고가의 물품을 제외한 다른 물건은 일체 건드리지 않았다. 이로 인해 도난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피해자들이 평균 보름에서 한달 사이에 경찰에 신고했다.
사전계획도 치밀하게 준비했다. A씨는 사전에 고급 아파트 촌을 물색했고 도주용 차량은 피해자 아파트에서 5㎞ 내외로 떨어진 곳에 세워뒀다고 경찰은 밝혔다. 도주할 때도 차량으로 곧바로 가지 않고 빙빙 둘러 가 수사에 혼선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무직인 A씨가 약 158㎡(48평)의 큰 평수 아파트와 2대의 차량을 보유한 점으로 미뤄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그러나 A씨는 일부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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