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두 가족’ 두산과 LG가 기대 이하의 경기력 때문에 울상이다. 두산은 무기력한 타선에, LG는 헛심만 쓰게 만든 불안한 불펜에 발목이 잡혔다. 최근 ‘잠실 라이벌’ 두 팀이 주춤한 사이 3위 SK와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말았다.
올해 개막 전 압도적인 1강으로 꼽혔던 두산은 최근 세 경기에서 타선의 응집력이 현격히 떨어진 나머지 모두 졌다. 27이닝 동안 26안타(1홈런)를 쳤지만 뽑은 점수는 고작 3점이다. 주자를 많이 내보내고도 득점권 타율이 0.179로 저조했다. 잔루는 27개로 같은 기간 KIA와 같았지만, KIA는 두산보다 10배 많은, 30득점을 올렸다.
더욱 답답한 것은 국가대표 출신 핵심 자원인 포수 양의지와 외야수 민병헌의 동반 이탈이다. 둘은 지난 25일 롯데 선발 박세웅의 투구에 맞아 손가락 부상으로 빠졌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2주 가량 재활이 필요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7월에 (선발 투수) 마이클 보우덴과 (불펜 요원) 이현승이 복귀할 것으로 생각하고, 승수 계산을 했는데 구상한 것에 변화가 있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틀간 LG는 롯데와 총 10시간43분에 걸친 혈투를 펼쳤으나 남는 건 허무함뿐이었다. 27일에는 연장 12회까지 5시간38분 동안 ‘무박2일’ 승부를 벌인 끝에 12회말 끝내기 실책 탓에 10-11로 분패했다. 28일에도 연장 12회 경기를 치러 9-9 무승부로 소득 없이 힘만 뺐다.
구원 투수들의 집단 난조로 연장전으로 끌려갔다. LG 불펜진은 지난 두 경기에서 11⅓이닝을 책임지면서 3개 홈런 포함 20개의 안타를 두들겨 맞고 12실점(11자책)을 했다. 평균자책점은 8.74에 달한다. 하루빨리 마무리 임정우가 재활을 마치고 뒷문을 지켜주는 것이 LG로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지만 기약이 없다. 개막 전 어깨 통증으로 개점 휴업 중인 임정우는 아직 퓨처스리그에서도 등판 기록이 없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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