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주유상품권 사업투자 권유… 실체는 ‘돌려막기’
자식 결혼자금, 외항선 타며 평생 번 돈 등 피해
영세상인들을 대상으로 93억원대 유사수신 행위를 벌인 일당이 검거됐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사기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총책 배모(59)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일당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부산의 한 재래시장 영세상인 88명에게 원금보장과 수익금을 약속하고 2014년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308차례에 걸쳐 93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다.
이들은 최근 불경기로 장사가 안 되는 시장상인들에게 접근해 “유명 정유사 주유상품권을 할인가에 매입해 되파는 사업에 투자하라”고 권유했다. 경찰은 이들이 “사업에 투자하면 6개월간 월 7% 수익금을 주고 6개월 후에는 원금을 돌려주겠다”고 속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신규 투자금을 기존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일명 ‘돌려막기’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이 “시댁이 인근이라 오래 살았다”거나 지역 토박이 모집책의 소개로 친분을 쌓은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영세상인으로 처음 몇 번 수익금을 받은 것에 속아 자식의 결혼자금, 평생 외항선을 타며 번 돈을 투자하는 등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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