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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새’ · ‘세모방’… '액자식 예능'이 눈길 끄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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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새’ · ‘세모방’… '액자식 예능'이 눈길 끄는 이유

입력
2017.06.2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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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 연예인 아들의 싱글라이프를 지켜보는 어머니들은 자주 놀라는 모습을 보인다. 박수홍의 어머니 지인숙씨는 "쟤가 왜 저럴까"라는 유행어를 낳기도 했다. SBS 방송화면 캡처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 연예인 아들의 싱글라이프를 지켜보는 어머니들은 자주 놀라는 모습을 보인다. 박수홍의 어머니 지인숙씨는 "쟤가 왜 저럴까"라는 유행어를 낳기도 했다. SBS 방송화면 캡처

예능프로그램에 ‘중계 방송’ 바람이 불고 있다. 리얼 버라이어티 형식의 촬영 내용을 스튜디오 출연자들이 확인하고 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액자식 구성이 다시 유행하고 있다. 불필요하게 여겨지던 스튜디오 장면이 버라이어티 녹화와는 또 다른 재미를 안기며 ‘관찰 예능’의 진화된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MBC ‘세모방: 세상의 모든 방송’(‘세모방’)은 출연자가 다른 방송사의 방송 제작에 참여하는 과정을 버라이어티 형식으로 촬영하고 이 내용을 고참 방송인 송해, 이상벽, 허참, 임백천 등이 스튜디오에서 지켜보는 모양으로 만들어진다. 일탈을 즐기는 아내를 연예인 남편들이 스튜디오에서 관찰하는 내용의 SBS ‘싱글 와이프’나, 연예인 남편들이 살림하는 모습을 서로가 지켜보고 고충을 풀어가는 KBS2 ‘살림하는 남자들2’도 액자식 구성으로 이뤄진다.

MBC ‘서프라이즈’, ‘해피타임’ 등 2000년대 중반 방송됐던 액자식 예능의 스튜디오 출연자는 야외 녹화 내용과 연관성이 없는 인물이 주로 맡았다. 소개할 영상의 내용과 영상 속 인물에 대해 세밀한 정보가 없으니, 단순한 감탄사나 인상 평으로만 분량을 채우기 일쑤였다. 영상을 감상하는 도중 터지는 스튜디오 출연자의 과장된 반응이 방송의 전반적인 흐름을 깨는 역효과를 낳기도 했다. ‘서프라이즈’는 7년간 이어오던 스튜디오 촬영을 없애고, 2009년부터 아예 에피소드만으로 방송을 꾸리고 있다.

최근 방송들은 야외 녹화 내용의 출연자나 출연자와 밀접한 인물을 스튜디오로 불러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낸다. SBS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하는 방송인 박수홍의 어머니는 아들의 일탈을 보며 “저러니 장가를 못가”라고 시원하게 독설을 쏟는다. 대본에 의존하기보다 진심에서 나오는 즉흥적인 행동이 많다 보니, 스튜디오 촬영이 야외 촬영만큼 생동감 있다. ‘싱글와이프’의 한 관계자는 “이전에는 스튜디오 출연자가 단순 관찰자의 역할이었다면, 지금은 방송의 큰 축을 끌어간다”며 “연예인의 가족 등 야외 녹화 출연자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인물을 배치해 감정이입의 효과를 크게 노리는 것도 이전과 달라진 점”이라고 말했다.

MBC '나 혼자 산다'는 야외 녹화에 참여한 당사자가 스튜디오에 나와 자신이 보인 행동에 대해 직접 설명한다. 다른 출연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또 다른 재미를 낳기도 한다. MBC 방송화면 캡처
MBC '나 혼자 산다'는 야외 녹화에 참여한 당사자가 스튜디오에 나와 자신이 보인 행동에 대해 직접 설명한다. 다른 출연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또 다른 재미를 낳기도 한다. MBC 방송화면 캡처

당사자가 직접 스튜디오로 나와 자신이 한 행동을 설명하고 시청자의 이해를 구하는 과정으로 액자식 구성을 활용하기도 한다.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녹화에 참여한 출연자들이 한데 모여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소감을 재치있게 풀어낸다. ‘나 혼자 산다’의 황지영 PD는 “해당 녹화만 보면 이해가 안될 부분을 스튜디오에서 당사자가 직접 풀 수 있게 만든 것”이라며 “각자의 생활을 보여주는 형식이라 멤버들이 만날 일이 없는데, 스튜디오 촬영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모이게 되니 거기에서 새로운 관계가 생기고 재미 요소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화한 다큐멘터리식 관찰 예능프로그램이 범람하면서 차별화된 구성을 위해 이중 장치를 설정하게 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관찰 예능에 액자식 구성을 가미하면 시청자가 생각지 못한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또 다른 흥미를 유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평론가는 “스튜디오에서는 시청자에게 익숙한 전문 MC의 진행보다 일반인의 즉흥적인 발언이 관찰 예능의 재미를 극대화한다”며 “야외 녹화 내용 속 날 것의 느낌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는 초대손님이 요즘 액자식 예능의 장점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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