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조직적으로 한국당에 유출”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낙마시키려고 전ㆍ현직 해군이 송 후보자 신상자료를 자유한국당에 넘겨줬을 수 있다는 주장이 잇달아 제기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어제 오후 11시가 넘어 끝난 송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해군 일부 현역과 예비역들이 조직적으로 송 후보자의 신상자료를 한국당에 유출했고, 이를 근거로 소속 의원들이 맹공을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절대 유출될 수 없는 신상자료까지 포함해 해군 예비역 일부가 1999년의 연평해전 당시 해군 내부 문제와 26년 전 음주 운전 사건의 전후까지 상세히 파악하고 있는 걸 보니 ‘배경에 뭔가 있구나’라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온다”고 밝혔다.
이런 짐작의 근거는 송 후보자가 군내 비주류인 해군의 참모총장을 지낸 개혁 성향의 인물이라는 점이다. 김 의원은 “군의 구조 개혁과 장병의 기본권 확립과 같은 중차대한 개혁을 추진하는 데는 송 후보자만한 인물을 찾기 어렵다. 육군 패권 척결과 국방 민주화에 상당히 적극적이었다”며 “그런 개혁성은 육군 출신 장관 후보자에게는 기대하기 어려운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개혁의 기관차를 힘차게 출발시켜야 할 때인데도 최근 논란은 개혁에 저항하는 세력이 외려 송 후보자 신상을 털어 한국당과 유착한 모양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 의원은 “물론 송 후보자의 도덕성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있을 수 있고 법무법인과 방위산업체에서 받은 자문료가 많다는 게 눈에 거슬린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당의 공격이 대부분 의심에 그쳤을 뿐 송 후보자 도덕성의 흠결을 입증한 게 없는 데다 막상 자문 내용이 방위사업 제도와 절차에 관한 교육이거나 해외 구매자의 요구 분석과 같은 전문 영역에 해당한다면 과연 낙마할 사유인가에 대해 결정을 망설이게 된다”고 털어놨다.
송 후보자 낙마 음모론 제기는 처음이 아니다. 전날 청문회에서 국방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이철희 의원도 “송 후보자의 현역 시절 개혁 조치로 피해 입은 분들이나 송 후보자의 개혁 의지 때문에 불안한 분들이 있다고 추론된다”며 이번 청문회 과정에서 이례적으로 군사기밀 자료가 쏟아져 나온 현상을 송 후보자의 국방장관 임명을 막기 위한 저항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이와 관련, 군 사정기관도 해군 현역 장교들이 예비역 해군 소장에게 송 후보자 공격에 사용된 기밀 문건들을 전달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