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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올해부터 4년간 책임준비금 최대 23조 더 쌓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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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올해부터 4년간 책임준비금 최대 23조 더 쌓아야

입력
2017.06.2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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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생명보험사들이 오는 2021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맞춰 앞으로 4년간 최대 23조원의 추가 책임준비금(보험금 지급에 대비해 보험사가 적립하는 돈ㆍ이하 준비금)을 쌓아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금융당국은 생보사들이 당장 올해 말부터 2020년까지 매년 책임준비금을 단계적으로 늘릴 것을 28일 주문했다. 보험사 부담이 한꺼번에 커지는 걸 막자는 취지지만 보험사들은 수년간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걸로 우려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021년 1월1일부터 시행될 새 회계기준으로 국내 보험산업에 닥칠 충격을 완화하는 차원에서 이 같은 방안을 올해 말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보험사들은 2021년 1분기 결산 때부터 바뀐 기준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한다.

지금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사전에 쌓는 준비금을 상품 판매 당시 수익률을 기초로 계산(원가 평가)한다. 하지만 2021년부터는 매 분기마다 시장금리 변화를 반영해 준비금을 새로 계산(시가 평가)해야 한다.

예컨대 보험사가 과거에 8% 확정금리 상품을 팔았다면 지금 기준으로는 보험사가 매년 시장에서 8% 수익률을 거둘 것이라고 가정해 이만큼을 제외하고 준비금을 쌓으면 된다. 하지만 지난해 생보사들의 운용자산이익율은 연 3.96%(9월말 기준)에 불과했다. 현재의 수익률 수준을 반영할 경우 보험사들이 8% 확정금리를 보장하려면 대략 4%포인트만큼 준비금을 더 쌓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당장 올해 말부터 새 회계기준 시행 직전인 2020년까지 보험사들이 추가될 준비금의 70%를 미리 쌓아두도록 할 방침이다. 다만 당국은 매년 대규모 준비금 추가 적립에 따른 보험사 부담을 줄여주는 차원에서 준비금 중 일부를 자본으로 인정해주고 영구채(신종자본증권)를 발행해 자본을 확충할 수 있도록 해줬다.

실제 새 회계기준이 시행되면 과거 고금리 확정상품을 많이 판 대형 생보사들은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현재 생보사들이 보유한 보험부채 중 약정이율이 연 5%가 넘는 고금리 상품의 비중은 30%에 달한다.

이런 구조 탓에 한국은행은 새 회계기준이 시행되면 생보사들의 부채 규모가 올 3월 기준으로 대략 23조~33조원 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종 증가 규모는 2021년 시행 시점의 금리수준 등에 따라 달라지지만 현재로선 한은의 추산이 현실에 가깝다”고 말했다.

한은이 추산한 부채규모로 계산하면 생보사들은 당국이 제시한 ‘70% 가이드라인’에 따라 앞으로 4년간 준비금으로 16조1,000억~23조1,000억원을 추가로 더 쌓아야 한다. 부채가 늘수록 건전성을 유지하려면 그만큼 자본을 더 쌓아야 하는데, 당장 투입할 잉여자금이 없다면 매년 수익으로 이를 충당해야 한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당국이 연착륙 방안을 내놓긴 했지만 당장 올해부터 추가 준비금을 쌓아야 하는 만큼 당분간 수익 감소는 불가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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