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주국 선수라고 하지만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무명의 태권 전사가 처음 출전한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는 파란을 일으켰다.
정윤조(22ㆍ경희대)는 28일 전북 무주 태권도원 T1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닷새째 남자 58㎏급 결승에서 미카일 아르타모노프(러시아)에게 24-23, 한 점 차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메이저대회 첫 출전인 세계랭킹 105위의 선수가 쓴 기적이다. 한국은 금메달 4개째를 획득하며 종합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정윤조는 랭킹 19위 아르타모노프를 맞아 1라운드에서 1-2로 뒤지다 3점짜리 헤드킥을 잇달아 성공시켜 7-2로 역전시킨 뒤 9-7로 마쳤다. 2라운드에서는 한 때 17-7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17-11로 앞선 채 맞이한 3라운드를 몸통 발차기로 2점을 더하며 시작한 정윤조는 경기 종료 직전 연이은 감점으로 1점 차까지 쫓겼지만 승리를 지켜냈다. 정윤조는 앞선 4강전에서도 지난해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자 세계랭킹 1위 카를로스 나바로(멕시코)에게 15-3 완승을 거두면서 이변을 예고했다.
앞서 열린 여자부 73kg 초과급 준결승에서는 안새봄(27ㆍ춘천시청)이 비안카 워크던(영국)에게 3-9로 져, 결승 진출이 좌절됐지만 동메달을 추가했다.
한편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2연패에 도전하는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오혜리(29ㆍ춘천시청)도 4강에 안착해 동메달을 확보, 29일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오혜리는 여자 73㎏급 8강에서 마리스텔라 스미라글리아(이탈리아)를 18-13으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2015년 러시아 첼랴빈스크 대회 같은 체급에서 금메달을 딴 오혜리는 2회 연속 금메달에 두 판 만 남겨 놓았다. 오혜리는 리우 올림픽 67kg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이번에 다시 73kg급에 복귀했다. 남자부에서는 림프암을 극복하고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은메달을 딴 87㎏급 인교돈(25ㆍ한국가스공사)이 4강에 합류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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