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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F의 본산에 선 ITF…리용선 ITF 총재 “양 단체 통합하자”

입력
2017.06.2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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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F 시범단이 28일 서울 강남구 국기원에서 시범 공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ITF 시범단이 28일 서울 강남구 국기원에서 시범 공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주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는 세계태권도연맹(WTF)이 2년마다 개최한다. 1973년 5월25일 태권도의 총 본산인 서울 국기원에서 19개국의 남자선수와 임원 200명이 참가해 제1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개최했다. 이 대회에 참가한 19개국 35명의 대표가 모여 1973년 5월28일 WTF를 창설했다.

북한 주도의 국제태권도연맹(ITF)은 이보다 7년 앞선 1966년 서울에서 육군 소장 출신인 고(故) 최홍희 장군이 1966년 대한태권도협회를 중심으로 창설했지만 그가 정치적인 이유로 캐나다로 망명하면서 ITF 본거지도 옮겨지게 됐고, 이에 따라 대한태권도협회가 WTF의중심 역할을 하면서 국기원은 한국 태권도의 심장부이자 WTF의 총 본산으로 자리매김했다. 분단의 역사처럼 각자 다른 길을 걸어온 남북 태권도는 그렇게 하나의 뿌리였는데 두 갈래의 출발점이 된 장소가 바로 국기원이었던 것이다.

10년 만에 방한한 ITF 시범단은 28일 그 역사적인 공간에 처음 발을 들여 놓았다. 2007년 ITF 태권도협회가 남한에서 사단법인 등록을 마친 것을 축하하고자 장웅 당시 ITF총재를 비롯한 ITF 시범단이 방한해 서울과 춘천에서 시범공연을 한 적 있지만 국기원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국기원에 도착한 리용선 국제태권도연맹(ITF) 총재는 첫 방문을 기념한 서명을 남기면서 ‘국기원을 방문하게 되어 대단히 기쁩니다. 태권도는 하나!'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ITF 명예총재인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도 'IOC 장웅'이라고 서명을 했다. 리 총재는 인사말에서 "국기원에 올 것이라고는 솔직히 생각도 못 했다"며 "이번에 여기에 와 있는 동안 좋은 시간을 보냈다. 서로 마음을 깊이 알게 된 것이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다시피, 태권도는 하나다. 하나의 뿌리에서 자라난 태권도가 본의 아니게 둘로 갈라져 성장해 덩치가 커졌다"고 짚고는 "하나로 합쳐지면 더 큰 하나가 될 것이다"라고 양 단체 통합 의지를 보였다. 또 "이렇게 커진 태권도가 지구촌을 종횡무진으로 활동하면 태권도의 영향력은 100배로 강해질 것"이라며 "단 하루라도 빨리 하나로 만들기 위해 손에 손잡고 나갑시다"라고 큰 박수를 받았다.

리 총재는 앞서 양재동 더케이 호텔에서 열린 국기원 주최 환영 오찬 자리에서도 이곳(한국)에 와서 여러 차례 오ㆍ만찬에 참석했는데 오늘은 태권도의 자리여서 한 가족 같다"며 흐뭇한 마음을 드러냈다. 또 "국기원이 태권도를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국기원 건립 이래 처음으로 펼쳐진 ITF 시범단의 공연은 예의 거칠면서도 절도 있는태권도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 23일 입국한 ITF 시범단의 세 번째 공연이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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