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샤오보 해외 치료 희망”
中 “논의 대상 아니다” 불쾌감
테리 브랜스태드(70) 신임 주중 미국대사가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연내 방중을 예고했다. 또 간암 말기로 가석방된 중국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의 해외 치료도 희망했다.
브랜스태드 대사는 이날 베이징(北京) 미 대사관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하반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로 초대해 첫 정상회담을 했으며 이 때 연내 중국 방문을 약속한 바 있다. 11월에는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순방도 예정돼 있어 이 시기를 전후해 중국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브랜스태드 대사는 “양국이 북한의 위협 등 민감한 문제에 함께 대응하고 무역협력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3일 간암 말기 진단을 받고 가석방돼 치료를 받고 있는 류샤오보에 대해서도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또 “그에게 다른 곳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해 해외 치료를 원하는 류샤오보의 요구를 지지했다. 일본 아사히(朝日)신문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유럽 한 국가와 류샤오보 부부의 출국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한 관계자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류샤오보가 옥중에서 사망하면 중국 정부로서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어 출국을 허용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브랜스태드 대사의 발언에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양국이 류샤오보 치료 문제를 논의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중국 국민이다. 다른 국가와 현재 복역 중인 우리 국민 문제를 논의할 필요가 있느냐”며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이어 “중국은 이미 미국대사의 중요한 직무 중 하나는 양국 간 교류와 양국민 간의 우호 관계를 통해 상호 이해와 정치적 신뢰를 증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류샤오보 문제가 논의 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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