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분기 중 자금순환’ 발표
작년 말보다 5조원 이상 뚝
기업은 3분기 연속 플러스
1분기 우리나라 가계의 여윳돈이 작년 말보다 5조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집을 사는 데 대출을 많이 받은데다 해외여행 소비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면 기업들은 작년부터 3개 분기 연속 여유자금 플러스 상태를 이어갔다.
28일 한국은행의 ‘1분기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1~3월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14조1,000억원으로 작년 4분기(19조2,000억원)보다 5조1,000억원이나 줄었다. 순자금운용이란 예금, 보험, 주식투자 등으로 굴린 돈(운용자금)에서 빌린 돈(조달자금)을 뺀 금액을 말하는데 통상 경제주체의 여유 자금을 뜻한다.
1분기 가계의 여유자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29조5,0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올 들어 가계의 순자금운용이 줄어든 건 신규 주택구매를 지속하고 해외여행 등의 소비가 늘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실제 1분기 가계대출은 16조8,000억원 늘었다. 특히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4조2,000억원)은 작년 1분기(2조1,000억원)의 2배 수준으로 뛰었다. 1분기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서 소비한 금액(7조8,462억원)도 분기 기준으로 사상 두 번째로 많았다.
반면 국내 기업(비금융법인기업)들의 여유자금 규모(순자금운용)는 지난해 4분기 1조4,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2조7,000억원으로 확대됐다. 통상 투자의 주체인 기업은 가계, 금융기관 등으로부터의 조달자금이 운용자금보다 많아 여유자금이 마이너스인 게 보통이지만 최근엔 이런 흐름이 크게 바뀌었다.
비금융법인기업은 작년 3분기(6조원) 이후 3분기 연속 순자금운용에서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설비투자가 호조임에도 일부 공기업의 실적 개선으로 기업들의 순자금운용이 오히려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의 여유자금은 재정 조기집행에도 불구하고 세수가 크게 늘면서 1분기 6조6,000억원의 플러스를 기록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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