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만 한 아우 없다는 말은 Mnet '프로듀스 101'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시즌1을 넘어서는 화제성으로 시작부터 뜨거웠던 '프로듀스 101 시즌2'는 화려하게 막을 내렸고, 이제 국민 프로듀서가 뽑은 워너원 11인이 꽃길을 예약했다.
워너원의 시작부터 탄생까지 함께 했던 안준영 PD를 CJ E&M 문화창조융합센터에서 만났다. 프로그램이 유명해지면서 안준영 PD 역시 국민 프로듀서라면 누구나 아는 연출가가 됐다.
Q. 여느 아이돌 못지않은 유명세를 얻었다.
A. 소속사 대표가 된 기분이에요. 프로그램 처음 시작할 때 소속사 대표분들이 그랬거든요. 욕 많이 먹을 거라고. 처음에는 얼마나 욕을 먹겠어 했는데 프로그램을 하다 보니 그 말이 이해되더라고요. 하하. 부모님이 걱정하실 정도예요.
Q. '프로듀스 101'이 진행되는 동안은 언론과 접촉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
A. 제가 어떤 말을 꺼내서 괜히 프로그램에 영향이 가는 게 싫었어요. 제 말 하나가 연습생에게 지장이 갈 수도 있어서 말을 아꼈죠. 무엇보다 촬영기간이 너무 힘들어서 비몽사몽했어요. 연습생들은 마지막 방송 때 더 하고 싶다고 아쉽다고들 했는데 저는 조금 더 하면 생명이 위태로울 것 같더라고요.(웃음)"
Q. 팬덤이 커갈수록 분량에 대한 요구나 편애에 대한 우려 등이 있었다. 피디픽(PD가 원하는 멤버를 밀어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라는 단어가 생겼을 정도였다.
A.피디픽이라는 게 있을 수가 없는 이유가 제작진만 38명이에요. 제가 누군가를 밀어주면 제작진 사이에도 소문이 나겠죠. 그래서 지금까지도 마음속에서 누구를 가장 아꼈는지 말하지 않아요. 각 기획사에서 보낸 소중한 아이들이고 인지도를 쌓고 유명하게 만들어주는 게 저희 일인데 특정 누군가를 지지한다는 건 있을 수 없죠. 아이들도 그런 시선을 가지게 될까 봐 늘 카메라가 켜진 장소에서 이야기하고 개인적인 면담을 시즌1 때보다 더하지 않았던 거 같아요. 나름의 공정심을 지키려 노력했어요."
Q. 그래도 마음 한켠에 아픈 손가락 하나쯤은 있는 거 아닌가.
A. 아픈 손가락이 있으면 잘못한 거예요. 후배들에게도 누누이 말할 부분이 방출돼서 퇴소하는 아이들에게도 웃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했어요. 저희가 최선을 다했다면 그 아이들에게 미안해하지 않고 떳떳해야 하거든요."
Q.박지훈의 경우 적은 분량에도 1위를 연이어 지켜냈다. 의도적으로 노출을 줄인 것인지.
A.지훈이의 분량에 대한 오해가 많았죠. 지훈이는 '엠카'서 '나야나' 무대로 주목받았어요. 대중들은 그게 시작이었지만 저희에게는 촬영이 진행된 후에 일이었죠. 초반에 지훈이는 그렇게 눈에 들어올 만큼 서사가 없었어요. 오히려 방송 무대에서 강점을 가진 친구라는 걸 '나야냐'를 통해서 알게 됐죠. 지훈이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지했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죠. 오히려 지훈이가 주목받았다고 해서 방송을 통해 주목하는 게 더 역차별이라고 생각했어요."
Q. 시즌1과 룰에 있어서 변화가 있었다. 1인2픽 등은 시즌2를 진행하면서 바꿨던 부분인가.
A. 시즌1이 끝나고 자체 리뷰를 통해 룰의 변화를 미리 생각했어요. 파이널 무대에 오를 20명을 추리게 된 것도 시즌1 이후 생각했던 부분이죠. 22명이 모두 무대에 오르는 것보다 분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정확한 인원수는 메인작가님하고 둘만 알고 있었죠. 후반부로 갈수록 스포가 많았고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아서 당일 무대에서 밝히게 됐어요. 1인2픽 역시 이전부터 생각해뒀고요. 아이돌을 이야기할 때 최애와 차애의 개념을 생각했고 긴장감을 마지막까지 주고 싶었어요. 견제픽에 대한 부분은 오히려 우리도 놀라웠죠. 생각지도 못했고, 다시 한번 아이돌 문화에 대해 배우게 됐어요.
명희숙 기자 aud6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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