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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길 별미 즐기다 보면 승패 걱정은 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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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길 별미 즐기다 보면 승패 걱정은 싹~

입력
2017.06.28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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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야구장 먹방’만으로 성이 차지 않는다면, 원정을 떠나자. 그 곳에도 평소 알지 못했던 맛집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먹방 원정길’의 막연함을 덜어주기 위해, 서울을 제외한 7개 프로야구 연고지역 야구팬들이 숨은 별미 소개에 나섰다. 시작하기 전에 먹고, 야구장에서 먹고, 야구가 끝나도 먹고. 승패는 벌써부터 걱정하지 말자. 지면 쓰린 속을 달래기 위해, 이기면 흥겨움을 배가 하기 위해, 한 번씩 찾아가보자. 원정길 가슴을 고동치게 만들 ‘경기장 밖 맛집’들을 전한다.

인천 신포시장의 민어회. 독자 제공
인천 신포시장의 민어회. 독자 제공

▲인천-“신포만두, 닭강정? 민어회를 놓치지 마세요”-이다혜(33·직장인)

“인천 원정을 오셨다면, 신포시장은 꼭 찾아가세요. 닭강정 만두 등 먹거리가 많기로 유명한데, 시장 골목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깊은 ‘바다의 맛’을 느낄 수 있거든요. 신포시장 안쪽 ‘민어골목’엔 민어전문횟집 10곳 정도가 있는데, 어느 곳을 가도 야들야들한 식감에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민어회를 만날 수 있어요. 몇 점 안 되는 민어부레가 핵심 포인트. 양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가능한 여럿이 찾아가 민어전, 민어매운탕까지 맛 보길 추천합니다.”

수원 지동시장의 순대곱창. 수원시 제공
수원 지동시장의 순대곱창. 수원시 제공

▲수원-”팔달문을 거쳐가면, 모든 걸 얻을 수 있죠”-김민지(30·주부)

“수원 팔달문 근처 지동시장에서 순대곱창으로 든든히 배를 채우고 야구장을 찾길 추천합니다. 푸짐한 순대와 곱창의 고소한 맛과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진 동네 인기 메뉴거든요. 그 곳에서 수원천만 건너면 ‘통닭골목’이 있어요. 경기장에선 줄 서서 먹는다는 진미통닭도 조금은 수월하게 구할 수 있단 얘기죠. 지동시장은 야구장과는 차량으로 15분, 걸어서 40분 거리로, 조금 멀어요. 야구장과 더 가까운 곳의 맛집을 찾는다면, 장안구 종합운동장사거리 ‘그집 해장국’을 추천합니다. 뼈가 푸짐해 단골이 많습니다.”

대전 성심당의 튀김소보로.독자 제공
대전 성심당의 튀김소보로.독자 제공

▲대전-“’열차 출발 30분 전 도착’ 대전역의 법칙 아시나요”-김대한(26·대학원생)

“다른 지역에서 대전을 자주 찾는 사람들은 보통 열차 출발 30분 전 대전역에 도착한다고 해요. ‘성심당’ 빵집의 ‘튀김소보로’를 사기 위해서랍니다. 성심당은 대전 밖엔 가게를 내지 않겠다는 운영 철학으로 유명하거든요. 다른 지역에선 맛 볼 수 없는 특별한 빵이란 얘기죠. 충분히, 몇 십 분 줄을 서서 기다려서라도 맛볼 가치가 있습니다. ‘튀소’와 함께 파는 ‘판타롱부추빵’를 강력 추천합니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한화생명이글스파크와 대전역 한가운데의 은행동 본점을 찾아가보세요.”

대구 뭉티기. 김형준기자
대구 뭉티기. 김형준기자

▲대구-”대구로 발령 와서 뭉티기 전도사가 됐죠”-문수진(31·직장인)

“대구로 발령이 난 지 3년 정도 됐어요. 이곳에서 ‘뭉티기 전도사’가 됐습니다. ‘생고기’로도 불리는 뭉티기는 육회 일종인데요. 흔히 생각하는 육회와 달리 ‘뭉텅뭉텅’ 두껍게 썰어 나오고, 검붉은 색을 띱니다. 접시를 뒤집어도 안 떨어질 정도로 찰기가 넘치죠. 그 덕에 식감은 쫀득쫀득.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과 감칠맛이 맴돕니다. 대구 어느 동네에 가도, 뭉티기집 한 곳씩은 꼭 있답니다. 야구 보러 와서, 정말 야구만 보고 뭉티기 안 먹고 가면 아마 후회할 겁니다.”

광주 송정역시장의 상추튀김. 문별씨 제공
광주 송정역시장의 상추튀김. 문별씨 제공

▲광주, ”설명 필요한 이름이지만, 맛은 설명 필요 없죠”-최주호(25·대학생)

“미리 말씀 드리자면 상추튀김은 상추를 튀긴 음식이 아니라, 튀김을 상추에 싸먹는 음식입니다. 광주 송정역시장이 자랑하는 명물 ‘상추튀김’을 소개하자면 말이 길어질 때가 많지만, 정작 한 번 맛을 본 사람들에겐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왜냐고요? 맛있거든요. 싱싱한 상추 위에 갓 따끈한 튀김을 올리고, 양념장을 곁들여 먹으면 이렇게 담백한 튀김 요리가 또 있을까 싶어집니다.”

경남 마산 통술집의 안주들. 독자 제공
경남 마산 통술집의 안주들. 독자 제공

▲마산, ”마산 참맛 느끼려면, 차 놓고 오동동으로 오시라예~”-서준렬(39·학교법인 덕명학원 이사장)

“마산을 제대로 느끼려면 ‘오동동 통술골목’을 꼭 가보셔야 합니다. 한 상 기준으로 일정금액만 내면, 주인 마음대로 내놓는 육·해·공 안주들이 총출동하죠. 어시장이나, 아구찜 가게에서 먹을 수 있는 안주들도 사실 여기에 다 나옵니다. 생선회와 육회는 물론이고 산낙지, 딱새우(바닷가재 일종), 전복, 생선구이, 꽃게 등 갖은 해산물까지. 한 사람에 2만~3만원 정도면, 조금 비싸긴 해도, 원 없이 먹고 마실 수 있는 곳이죠. 차 놓고 와서, 밤새 달려 보이소~”

부산 사직동의 호호닭발. 독자 제공
부산 사직동의 호호닭발. 독자 제공

▲부산, ”사직동 닭발에 조개탕, 부산 여행에 숨은 맛이죠.”-이도연(30·여행사 ’부산메이트’ 팀장)

“밀면, 돼지국밥, 씨앗호떡, 각종 해산물까지. 먹거리 많기로 유명한 부산이지만, 이건 모르셨을 걸요. 야구장을 오셨다면 사직동사거리 근처 골목에 몰려 있는 닭발집을 꼭 다녀가시길 추천합니다. ‘호호닭발’ 사직 본점엔 특히 손님이 많습니다. 통통한 양념구이 닭발은, 감히 치킨과 견줄 만 할 정도의 비주얼과 맛을 보장합니다. 단, 매운 맛을 달랠 조개탕과 주먹밥 주문은 필수랍니다.”

정리=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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