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해 자동차보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가 204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사고 이후 한의원 등 한방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 수는 2년새 50% 증가했다.
2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자동차보험 진료비 통계 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의 혜택을 받은 진료 환자 수는 204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에게 투입된 진료비(보험금)는 총 1조6,586억원이었다. 심평원이 자동차보험 통계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동차보험으로 의ㆍ치과 등 양방을 찾는 환자 수는 2014년 179만명에서 2016년 180만명으로 0.6%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한방을 찾는 환자 수는 같은 기간 48만명에서 72만명으로 50.0%나 증가했다. 아울러 양방에 청구된 진료비는 2.14년 1조1,512억원에서 2016년 1조1,988억원으로 4.1% 느는 데 그쳤지만, 한방에 청구된 진료비는 같은 기간 2,722억원에서 3,576억원으로 68.9%나 급등했다.
의료기관 종별로 가장 많은 자동차보험 진료비 청구가 들어온 곳 역시 한의원으로 지난해 청구건수가 511만건에 달했다. 이는 전체 진료비 청구 건수(1,553만건)의 약 33%에 해당한다. 이어 의원(483만건), 병원(225만건), 종합병원(143만건), 한방병원(140만건), 상급종합병원(36만건) 등이 뒤를 이었다. 이와 관련, 손해보험업계 일각에선 도덕적 해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한의원이 차 사고 진료와 관련한 체계가 덜 갖춰져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관련한 과잉 진료가 더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환자들도 ‘이번 기회에 보약을 챙겨먹자’는 마음으로 한의원을 찾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보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들의 주요 상병은 ‘경추 염좌 및 긴장’이 56.3%로 가장 많았고, 이어 ‘요추 및 골반 염봐 및 긴장’(25.7%), ‘두개내 손상’(8.0%) 등이 뒤를 이었다.
성별로는 남성 환자가 119만명(58.3%)로 여성환자(85만명ㆍ41.7%)보다 많았지만 1인당 진료비는 여성이 87만3,100원으로 남성(77만1,400원)보다 많았다. 연령별 환자 수는 30대(21.9%), 40대(21.0%), 50대(19.4%) 순이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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