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 남자들의 수다방 푸잉공략방 여자꺼져’, ‘태국방콕밤을 몸부숴지도록 놀아봅세’...
4,200만 명이 이용하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오픈채팅이 ‘성매매 안내창구’로 악용되고 있다. 익명으로 누구나 참여 가능한 채팅방 운영원칙을 이용해 해외 원정 성매매 정보를 공유하거나 성매매 아르바이트를 알선하는 오픈채팅이 활발하게 운영되면서 오픈채팅이 성범죄 및 미성년자 음란물 규제의 사각지대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성매매 안내 오픈채팅은 특정 지역 검색으로 쉽게 찾을 수 있다. 유흥업소가 몰린 국내 지역이나 동남아 원정 성매매 지역으로 알려진 태국 방콕, 필리핀 앙헬레스, 베트남을 검색창에 입력하기만 하면 된다. 실제로 인턴기자가 ‘태국’을 오픈채팅 검색창에 입력하자 ‘태국 푸잉 정보’를 주제로 한 채팅방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푸잉’은 ‘여자’를 뜻하는 태국어지만 성매매 여성을 뜻하는 은어다. 이러한 오픈채팅은 별다른 조건 없이 익명으로 채팅에 참가할 수 있다.
채팅방에 참가하면 신원을 밝히지 않아도 현지 성매매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틀동안 한 채팅방에 참가해 대화 흐름을 지켜본 결과 25명 내외의 대화 참가자들은 현지 태국 여성 사진을 올리거나 음담패설을 주고받으며 친목을 다졌다. 오픈채팅방에서는 추천하는 유흥업소의 주소와 주류의 종류와 가격, 현지 업소의 직원 연령대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성매매 비용 정보까지 오갔다. 이러한 원정 성매매 오픈채팅은 지역 검색 외에도 동남아 여행 정보 공유 사이트에 주소를 공유하는 식으로 대화 참가자를 모은다.
국내 지역으로 검색하면 성매매 아르바이트를 알선하는 오픈채팅방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강남’, ‘신촌’, ‘구로’ 등 번화 지역을 검색하면 고수익을 강조하는 성매매 알선 채팅이 등장한다. 주로 알선자와 1대1 대화가 가능한 알선 채팅은 해당 업소가 불법이 아님을 강조하며 채팅 참가자들의 신체 치수 및 사진을 요구한다.
더 큰 우려는 미성년자도 성매매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오픈채팅방 참여에는 연령제한도 없어 미성년자도 검색어 유입으로 성매매 대화에 참가할 수 있다. 대화 상대의 정보가 노출되지 않고, 별도의 조건없이 오픈채팅방을 여는 것이 가능해 불법 행위 공모가 쉽다.
이를 막는 내부 조치가 없는 건 아니다. 카카오톡은 ‘성매매’, ‘유흥업소’와 같은 단어를 규제하고 있고, 음란/성인 관련 오픈카톡 신고 기능과 같은 내부 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특정 지역이나 은어로 방을 개설할 경우 마땅한 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는 온라인 성범죄에 대한 수사기관의 관심이 커져야 성매매 오픈카톡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현행 제도에는 온라인상의 성매매 구인이나 모의를 규제할 방안이 없기 때문에 경찰 차원에서 대규모의 단속을 시행한다는 선언이나 발표만으로도 위축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교수는 “나아가 미성년자 음란물 노출 문제는 해외 수사를 참고해 엄격한 단속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빛나 인턴기자(숙명여대 경제학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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