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통감.. 국민께 깊은 사죄”
보복영업 의혹 지점 폐쇄하고
포괄적 상생방안 마련키로
가맹점에 치즈를 강매하고, 보복 영업을 하는 등 잇따른 ‘갑질 논란’을 일으킨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 MP그룹 회장이 회장직을 사퇴했다.
정 회장은 26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MP그룹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수사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오늘 부로 MP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최병민 대표이사에게 국내 프랜차이즈 경영을 맡긴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이어 “식자재 공급에 친인척을 배제하고 공개입찰 방식으로 식자재 공급업체를 선정하는 등 공정하고 투명한 관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며 “(보복 영업) 논란이 되는 이천점과 동인천역점은 즉시 폐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각계 전문가와 소비자 대표, 가맹점 대표가 참여하는 가칭 ‘미스터피자 상생위원회’를 구성해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상생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친인척이 관여한 업체를 중간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가맹점에 비싸게 치즈를 공급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의 수사를 받고 있다. 미스터피자는 또 탈퇴한 가맹점주 가게 근처에 이천점과 동인천역점 등 직영점을 열어 ‘보복영업’을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미스터피자의 직영점 출점으로 큰 피해를 입은 점주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도 발생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4월에는 50대 경비원을 폭행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검찰이 미스터피자 본사 압수수색과 출국금지 등으로 압박하자 정 회장은 뒤늦게 고개를 숙였지만, 일부 가맹점주들은 여전히 “진정성이 없다”며 비판하고 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연석회의 관계자는 “정 회장이 지난해 경비원 폭행 사건 이후 ‘잘 하겠다’고 했지만, 갑질 논란이 계속되면서 가맹점주들은 218일간 농성도 했다”며 “이번 사과도 면피용이 아닌지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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