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 스피스(24ㆍ미국)가 연장에서 환상적인 벙커샷 버디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10승째를 달성했다.
스피스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TPC 리버 하일랜즈(파70ㆍ6,844야드)에서 열린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총 상금 680만달러)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맞바꿔 이븐파 70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68타로 대니얼 버거(미국)와 동타를 이룬 스피스는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버거를 눌렀다.
올해 2월 AT&T 페블비치 프로암 이후 스피스의 시즌 두 번째 우승이자 투어 통산 10번째 우승이다. 1993년 7월생인 스피스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골프사에서 타이거 우즈에 이어 가장 어린 나이에 통산 10승을 챙긴 골퍼로 이름을 올렸다. 우즈는 만 24살이 되기 전 15승을 올렸다.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지켰던 스피스는 이날 12번 홀(파4)에서 보기를 써낸 데 이어 14번 홀(파4)에서도 1.5m가량의 파 퍼트를 놓치며 한 타를 잃고 버거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결국 승부를 연장으로 이어간 스피스는 18번 홀에서 열린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두 번째 샷을 벙커로 보냈다.
그러나 차분하게 퍼 올린 벙커샷이 그대로 홀에 빨려 들어가면서 극적인 버디를 뽑아냈다. 스피스는 그 순간 캐디와 몸을 부딪치며 기쁨을 만끽했다. 버거는 경쟁자의 행운에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려 보였지만 부담이 커진 탓에 그린 밖에서 보낸 버디 퍼트를 넣지 못한 채 우승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스피스는 “벙커샷이 그렇게 들어간 건 정말 엄청난 일”이라면서 “이런 순간을 다시 겪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기뻐했다. 스포츠 스타와 유명 앵커들도 놀라워했다. 미국프로농구(NBA) 최고 스타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와우, 조던 스피가 벙커에서 홀아웃을 하면서 우승을 차지했다”고 소식을 전했다. ESPN의 유명 앵커 스콧 반 펠트도 “저런 환상적인 장면을 트래블러스에서 보다니…”라며 “올해 최고의 피니시”라고 찬사를 보냈다.
뉴질랜드 동포 대니 리는 마지막 날 3타를 줄여 최종 합계 10언더파 270타로 찰리 호프먼(미국)과 공동 3위에 올랐다. 지난달 AT&T 바이런 넬슨 대회의 공동 5위를 뛰어넘는 올 시즌 최고 순위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4라운드에서만 6타를 줄이는 저력을 뽐내며 공동 17위(6언더파 274타)로 대회를 마쳤다. 안병훈(26)은 이날 3타를 잃고 공동 66위(1오버파 281타)에 그쳤다.
박진만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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