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하나를 통째로 쓸어간 중국 남서부 쓰촨 성 산사태 현장에서 가족을 기다리는 듯 자리를 지키는 개가 있다. 최근 중국 국영방송 CGTN에 따르면 이 개는 구조대의 손길도 마다한 채 허망하게 앉아 하루 밤낮을 지새웠다.
현장을 찾은 구조대는 개가 머무는 근방에 생존자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한 구조대원은 CGTN과의 인터뷰에서 "개가 지역주민의 반려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개의 행동으로 미루어보아 전에 살던 집이 무너지고 난 잔해를 지키고 있는 듯하다"고 밝혔다.
CGTN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계정에 공유한 개의 사진에는 '좋아요' 3만 개가 달리며 충격과 감동을 전하고 있다. CGTN 측은 "한 자리에 버티고 앉은 개의 충성심과 인내심은 산사태의 비극으로부터 헤어나오지 못하는 중국 국민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며 "아직 살아있을지 모르는 생존자들에 대한 희망을 접어선 안 된다"고 적었다.
사연을 접한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안타깝다", "개의 순수한 사랑이 감동적이다" 등의 댓글을 적었다. 일부 이용자는 "개들은 사람과 온정을 나누지만, 일부 축제에선 개고기로 도살된다"며 현재 중국 위린 시에서 열리고 있는 '리즈∙거우러우제(개고기 축제)'를 빗대며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24일 오전 5시 45분(현지시각) 쓰촨 성 마오 현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사태로 62가구가 거주하는 인근 마을 전체가 토사와 돌덩이로 뒤덮였다. 26일 현재 사망자는 25명으로 확인됐으며 생사가 불분명한 실종자는 93명이다.
쓰촨 성 당국은 실종자들이 산사태 직후 돌무더기에 매몰돼 희생됐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서로 인턴기자 (이화여대 행정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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