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매매가 상승률 0.15%P 하락
오름세 주도한 강남ㆍ재건축 위축
수도권 청약조정지역 LTV 제외
신규 아파트엔 수요자 대거 몰려
전문가 “대책 아직 큰 효과 못내”
대출 규제 시작 내달이 분수령
#. 지난달 말 6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서울 강남구 개포동 대치아파트 10층 전용면적 39.5㎡는 ‘6ㆍ19 부동산 대책’ 발표 다음날인 지난 20일 4,000만원 떨어진 6억1,000만원에 팔렸다. 인근 우성 8차 아파트 9층 79.6㎡ 역시 6ㆍ19 대책 발표날인 19일 5월말 보다 4,000만원 떨어진 9억6,500만원에 거래됐다.
#. 포스코건설이 시공하는 ‘판교 더샵 퍼스트파크’ 견본주택에는 6ㆍ19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첫 주말인 지난 23일 1만7,000여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이 견본주택에는 25일까지 사흘간 5만5,0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문재인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인 6ㆍ19 대책이 발표된 지 일주일이 지나면서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비롯한 기존 주택시장엔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대대적인 투기 단속으로 중개업소가 사실상 휴업에 들어가면서 대부분 지역에서 거래가 중단됐고 가파르게 오르던 집값 상승세도 대폭 둔화되거나 보합세로 돌아섰다. 반면 대책 발표 이후 처음 문을 연 수도권 견본주택에는 주말 전후 사흘 동안 18만명의 인파가 몰리는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2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6월 넷째주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0.17% 상승해 전주(0.32%)보다 상승 폭이 눈에 띄게 둔화됐다. 그간 집값 상승세를 주도해 온 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상승률(0.08%)도 전주(0.32%)보다 크게 줄었다.
대신 서울의 일반 아파트 매매가는 도봉(0.58%), 동대문(0.52%) 등 강북 권역 위주로 거래가 꾸준히 이어지며 0.19% 상승해 재건축 아파트 상승률을 넘어섰다. 반면 강남(0.24%→0.10%), 서초(0.21%→0.17%), 송파(0.45%→0.12%)는 모두 전주보다 상승세가 크게 둔화됐다. 특히 재건축 단지 강세로 6월 첫째주 1.39%까지 가파른 상승률을 보이던 강동구는 0.05%로 급락했다.
이는 지난 12일부터 이어진 정부의 대대적인 합동 단속으로 중개업소가 사실상 휴업하면서 거래가 급감한 영향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부터 중개업소 영업이 일부 재개되면 최근 가격이 급등했던 재건축 단지에선 가격 하락 현상까지 나타날 걸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첫 주말인 지난 23일 일제히 견본주택을 공개한 수도권 청약조정지역 내 신규 아파트엔 여전히 수요자들이 대거 몰렸다. 23~25일 사흘간 대우건설이 선보인 강동구 고덕동 ‘고덕 센트럴 푸르지오’엔 2만5,000여명, 포스코건설이 시공하는 경기 성남 ‘판교 더샵 퍼스트파크’엔 5만5,000명, 롯데건설이 서울 은평구 수색증산뉴타운에 내놓은 ‘디엠시(DMC)롯데캐슬 더 퍼스트’ 견본주택에는 2만3,000여명의 수요자가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부동산 업계에선 이들 3곳의 견본주택 열기를 ▦전매제한과 관계없이 새 아파트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데다 ▦다음달 3일부터 적용될 집단대출 주택담보대출비율(LTV)ㆍ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이 배제되면서 반사이익을 누리려는 심리 등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6.ㆍ19 부동산 대책이 아직 큰 효과를 나타내지는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다만 중개업소가 본격 영업을 재개하고 대출 규제도 시작되는 다음 달 이후엔 정부 대책 영향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7월은 여름 비수기임에도 이달 중순 이후 막혔던 거래가 이뤄지면서 가격 변화가 뚜렷해질 것”이라며 “분양시장도 7월 신규 분양 물량이 4만8,000여 가구에 이르고 입지여건이 뛰어난 곳들이 많아 청약시장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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