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이 득점을 부른다. 테니스 경기 도중 상대방의 서비스게임을 브레이크 하는 포인트는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리턴 게임 득점 성공률은 점수를 따면 딸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이다.
남자프로테니스(ATP)는 22일(한국시간) IT서비스 업체인 인포시스와의 협력으로 현재 세계랭킹 1~10위의 2015년과 2016년, 그리고 올 시즌 프랑스 오픈까지 축적된 기록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ATP에 따르면 상위 10명의 랭커들은 리턴 게임 0-0에서 평균 37%의 확률로 자신의 득점으로 연결했다. 서비스권을 가진 선수가 포인트를 딸 확률 63%의 절반 수준이다. 특히 올 시즌 프랑스오픈에서 통산 10회 우승 대기록을 완성한 라파엘 나달(31ㆍ2위ㆍ스페인)은 이 분야에서 가장 탁월한 성적을 보였다. 나달은 상대 선수의 서비스 2,125회 중 850회를 자신의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39%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 뒤를 노박 조코비치(30ㆍ4위ㆍ세르비아)와 니시코리 게이(28ㆍ9위ㆍ일본)가 38%로 뒤따랐다.
한 포인트를 얻고 나면 그 다음 포인트를 이길 확률은 더 커진다. 상위 10명의 선수들이 리턴 게임 15-15 상황에서 포인트를 따낼 확률은 평균 40%로 나타났다. 0-0 상황에서보다 3%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이 부분에서는 총 1,629번의 상대편 서비스 중 709회 득점을 올린 조코비치가 44%의 숫자로 앞서나갔다. 나달과 앤디 머레이(30ㆍ1위ㆍ영국)가 공동 2위였다.
두 포인트까지 따낸 리턴 플레이어가 득점할 확률은 42%까지 올라간다. 나달은 리턴 게임 30-30 상황에서 무려 46%의 득점 성공률을 보여 서비스를 넣는 상대방과 비등한 수치를 나타냈다.
ATP는 이같은 현상을 경제학 용어 ‘눈덩이 효과(Snowball Effect)’에 빗댔다. ‘투자의 귀재’워런 버핏(미국)이 고안한 개념으로, 작은 규모로 시작한 것이 가속도가 붙어 큰 효과를 불러오는 것을 뜻한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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