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A씨는 퇴근 후 친구와 망원동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다. 업무로 지친 상태인데 이 시간대 붐비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니 눈앞이 캄캄하다. 근처 어학원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는 B씨는 집이 상암동이다. 매일 차로 출퇴근을 하는 B씨가 시동을 건지 1분도 채 안돼 B씨의 스마트폰에 같은 방향으로 이동해야 하는 A씨의 위치를 알려주는 알림이 뜬다. 지난해 5월 출시된 카풀(목적지가 비슷한 방향인 사람들이 한 차에 동승하는 것) 앱 풀러스가 바꾼 퇴근 풍경이다.
22일 풀러스 출시 1주년을 기념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태호 풀러스 대표는 “모르는 사람의 차에 올라타는 서비스가 통하겠냐는 우려가 많았지만 이용자가 꾸준히 늘면서 지난 5월 서비스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했다”며 풀러스의 성과를 소개했다.
풀러스는 운전자(드라이버)와 탑승자(라이더)를 연결해 주는 온라인 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다. 라이더가 출발지와 목적지를 풀러스 앱에 입력하면 이 정보가 라이더와 가까운 곳에 있는 드라이버들에게 전송되는 방식이다. 버스나 지하철보다는 비싸지만 택시요금보다는 최대 60% 이상 저렴해 라이더는 비용을 아낄 수 있고 드라이버는 부수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다. 안전을 위해 풀러스는 스피드메이트와 오토오아시스 전국 500개 지점을 활용해 드라이버의 차량 검증절차 등도 직접 챙기고 있다.
현재 풀러스의 고정 이용자 수는 60만명(라이더 33만명, 드라이버 27만명)으로 누적 이용자 수는 200만명을 돌파했다. 누적 주행거리는 1,100만㎞로 지구를 325바퀴 도는 거리에 해당한다. 이윤정 풀러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출퇴근 시간대의 교통난과 전국 교통 수단의 수요 공급 불균형을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 막 창립 1년이 지난 풀러스는 앞으로 본격적인 도약을 위해 드라이버와 라이더를 효과적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기술을 정교화하고 ‘출퇴근시간 선택제’도 도입할 계획이다. 풀러스가 한국 갤럽과 함께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로자 3명 중 1명은 ‘주 5일, 하루 8시간’에서 벗어난 비정형 근무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이에 따라 풀러스는 현재 출퇴근 시간대로만 제한돼 있는 드라이버의 활동 시간을 하루 8시간의 범위 내에서 개인이 원하는 시간대에 자유롭게 운행할 수 있도록 바꾼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 교통 문화를 바꾸겠다는 포부로 풀러스를 시작했다”며 “앞으로는 다양한 출퇴근 패턴에 부합하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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