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사진이 저장된 인터넷 사이트 링크를 전송해도 형사처벌 대상인 '통신매체 이용 음란행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통신매체 이용 음란 혐의로 기소된 구모(56)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동부지법에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휴대전화로 나체사진이 저장된 인터넷 링크를 피해자에게 보낸 것은 피해자가 사진을 바로 접해서 인식할 수 있는 상태가 조성됐고, 실질적으로 사진을 직접 전달하는 것과 같아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성폭력처벌법(13조)은 성적 욕망을 유발할 목적으로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 등을 일으키는 그림 등을 상대방에게 보낸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구씨는 2013년 10월 내연관계였던 A씨에게 성관계를 맺으며 찍은 A씨의 나체사진이 저장된 웹페이지의 인터넷 링크를 카카오톡을 이용해 전송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을 도달하게 했음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다”며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사진을 직접 전송한 것이 아니라 사진이 저장된 웹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 주소를 링크했을 뿐"이라며 통신매체를 이용해 음란사진을 도달하게 한 행위가 아니라고 봐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인터넷 링크를 보낸 것은 사실상 사진을 직접 전달한 것과 같다”며 2심 판단을 뒤집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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