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에게 피로는 흔히 경험하는 증상이다.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의 80%가 피로감을 호소할 정도다. 국제 가이드라인 NCCN(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지침은 ‘암환자의 피로가 암이나 암 치료와 관련돼 반복적으로 고통을 줘 일상적 기능을 떨어뜨린다’고 정의하고 있다. 암환자의 피로도를 개선하려면 항우울제, 부신피질호르몬제, 인지행동치료 등이 이뤄지고 있지만 치료 효과나 근거가 부족하다.
이런 가운데 홍삼을 섭취하면 암환자가 항암화학요법을 받을 때 피로가 크게 개선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열혼 고려대 안암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를 비롯해 15개 대학병원이 공동으로 진행한 대규모 연구(‘항암치료 중인 대장암 환자에서 홍삼의 피로도 개선 효과’)에서다. 이번 연구는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암학회’에서 발표됐다.
연구진은 항암제 mFOLFOX-6 요법 치료를 받는 438명의 대장암 환자를 홍삼군 219명과 위약군 219명으로 무작위 배정한 뒤 항암화학요법치료 16주 동안 1일에 1,000㎎씩 2회를 복용토록 한 결과, 위약군 대비 홍삼복용군 피로도가 유의하게 개선됐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지표인 BFI(Brief Fatigue Inventory)로 피로도를 평가한 결과, 16주까지의 전반적인 피로도는 위약군 78.10 대비 홍삼복용군 81.07로 홍삼군에서 크게 개선됐다.
특히 일상적인 피로감은 위약군은 73.73인 반면, 홍삼군은 78.00으로 크게 좋아졌다. 피로가 대인관계에 지장을 준 정도도 위약군(81.31)보다 홍삼복용군(86.43)이 피로도 개선 효과가 더 좋았다.
또한 피로가 보행능력에 지장을 준 정도도 위약군(83.73)보다 홍삼복용군(88.33)이 크게 좋아졌다. 피로가 기분에 지장을 준 정도 역시 위약군(80.98)보다 홍삼복용군(83.93)이 유의미하게 좋아졌다.
피로가 인생을 즐기는 데에 지장을 준 정도에서도 위약군(82.35)보다 홍삼복용군(84.19)이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특히 60세 이상 임상시험 대상자(173명)에서는 홍삼군에서 항암화학요법에 의해 발생한 피로도를 더 개선했다.
오상철 고려대 종양혈액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암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피로감 부분을 홍삼이 매우 효과적으로 개선했다는 점을 밝힌 것”이라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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