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첨복단지의 해외 진출로 한국형 바이오클러스터가 세계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두고 보세요. 이제 의료한류가 세계의료 시장을 누빌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선경(60) 오송재단 이사장은 “이번 말레이시아 진출을 계기로 전 세계 유일의 톱다운(Top-Down)방식인 한국 첨복단지를 세계가 주목하기 시작했다”며 “정부가 바이오헬스 전 분야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톱다운 방식은 바이오 인프라가 부족한 의료산업 후발 주자들에겐 최적의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말대로 최근 들어 오송 첨복단지에는 바이오산업 후발주자인 동남아, 중남미 지역 국가들의 벤치마킹이 줄을 잇고 있다. 이들은 의료산업을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나라들이다.
선 이사장은 “애초 미국 유럽 일본 싱가포르 등지서 바이오클러스터 모델을 찾던 말레이시아도 오송 첨복단지를 벤치마킹한 이후 우리측에 협력과 지원을 요청해왔다”며 “오송이 세계 굴지의 바이오클러스터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음이 판명난 셈”이라고 했다.
선 이사장은 오송 첨복단지가 가장 효율적인 바이오클러스터라고 자부한다.
2015년부터 오송재단을 이끌고 있는 그는 더 나은 운영체계를 벤치마킹하려 북미 유럽 일본 등 세계 3대 바이오산업 선진지의 바이오클러스터들을 샅샅이 돌아봤다. 하지만 바이오 선진국이라는 나라들은 하나같이 우리와 여건이 다르고, 클러스터 시스템도 달라 딱히 본뜰 점을 찾지 못했다.
“오송 단지처럼 정부가 나서서 아무 것도 없는 곳에 ‘맨땅에 헤딩하듯’최첨단 시설을 한꺼번에 깔고 전방위로 기업 지원에 나선 방식은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 해외 전문가들도 ‘전 세계 유일의 고유 모델을 가진 한국이 벤치마킹을 다닐 이유가 없다’고 말하고 있어요”
선 이사장은 “우리 첨복단지의 가치를 확신한 뒤로는 선진국 모델을 좇기보다 우리 고유의 모델을 발전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송만의 강점을 내세워 글로벌 마케팅에 본격 나섰고, 때 마침 국가 바이오클러스터를 추진하는 말레이시아를 만나 첨복단지 모델의 첫 수출을 성사시켰다.
선 이사장은 “무한경쟁의 세계 바이오헬스 시장에서 앞서가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오헬스는 국가 사회간접자본망(SOC)처럼 장기간의 숙성 과정이 필요한 산업인 만큼 정부가 멀리 내다보고 꾸준한 육성 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특히 법과 제도적 뒷받침을 위해 대통령 산하에 바이오헬스 지원 총괄기구를 두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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