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본토에 상장된 A주가 4번의 도전 끝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지수 편입에 성공하면서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도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자본 유출은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주가지수 산출기관인 MSCI는 20일(현지시간ㆍ한국시간 21일 오전 5시30분) 중국A주의 신흥시장지수 편입을 비롯한 '연례 시장분류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중국A주는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 상장된 내국인 거래 전용 주식이다. 외국인의 경우 일정 자격을 갖춘 기관 투자자만 참여할 수 있다.
MSCI는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와 함께 글로벌 투자의 기준이 되는 10조달러 규모의 대표적인 벤치마크 지수다. 이날 MSCI는 중국 A주 가운데 222개 대형주 종목을 MSCI 신흥지수에 편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신흥지수에서 중국 A주가 차지할 비중은 0.73%다.
그동안 중국 당국은 A주를 MSCI 신흥시장지수에 편입하기 위해 전방위 노력을 기울여 왔다. 레미 브리언드 MSCI 총괄이사는 "국제 투자자들이 중국A주의 접근성 개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면서 "MSCI 편입을 위한 모든 조건이 충족됐다"고 말했다.
같은 신흥국인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 비중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은 1992년 신흥지수에 편입됐지만 선진지수 편입은 9년째 좌절됐다. 이에 따라 한국과 함께 중국이 MSCI 신흥지수에 이름을 올리면 외국인 투자자가 중국 증시로 쏠릴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중국 A주 5% 편입 시 한국 비중이 0.07%포인트 감소해 1조2,478억원이 빠져나갈 것으로 봤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급격한 자금 유출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A주의 신흥지수 편입의 결정에도 실제 반영 시점은 1년 후인 내년 6월이기 때문이다. 변경록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A주의 신흥지수 편입이 확정되더라도 실제 편입은 내년 6월부터 이뤄진다"며 "과거 MSCI 신흥지수에 편입된 한국과 대만의 경우 시총 100%가 편입되기까지 각각 6년과 9년이 걸렸던 점을 고려하면 중국 역시 점진적으로 편입 비중을 늘릴 것이므로 한국 증시의 단기 자금 유출 우려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신흥국 중에서도 우리 증시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을 감안하면 중국 A주의 MSCI 신흥지수 편입이 결정되더라도 우리 증시에 미칠 영향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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