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앞날을 가늠할 조지아주 6구역 연방 하원의원 보궐선거 결선투표가 20일(현지시간) 치러진다. 이번 선거는 내년 11월 트럼프 행정부 국정운영의 첫 평가 무대인 중간선거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어 공화ㆍ민주 양당 모두 승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결선투표에서는 민주당 존 오소프(30) 후보와 공화당 캐런 핸델(55) 후보가 맞붙는다. 4월 열린 1차 투표에서 오소프 후보는 48.1%의 지지를 얻어 핸델(19.8%) 후보를 압도했으나 과반 득표에 실패해 결선투표가 열리게 됐다. 정당 예비선거가 없는 선거방식 특성상 공화당 후보가 11명이나 출마해 오소프가 득표 분산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린 효과가 컸다.
조지아주 보궐선거는 트럼프 행정부 첫 보건장관에 임명된 톰 프라이스의 후임을 뽑는 차원이지만 전국적 관심을 끌고 있다. ‘러시아 스캔들’ 수사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은 반전 계기를 마련하고 국정 동력을 확보하려면 승리가 절실하다. 게다가 이 곳은 1979년 이래 공화당 후보가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는 확실한 텃밭이기도 하다. 4,5월 각각 캔자스주와 몬태나주 연방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연이어 패한 민주당 역시 내년 중간선거에서 12년 만에 하원 다수당 탈환을 위해 내심 조지아가 바람몰이의 신호탄이 돼주길 바라고 있다.
공화당은 당정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트럼프는 전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민주당은 좋은 건강보험 제도(트럼프케어)와 국경치안 조치를 중단시키려 한다. ‘오바마케어’는 죽었다. 캐런을 찍어 달라”며 노골적인 선거운동을 했다. 다분히 ‘트럼프 케어’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오소프를 겨냥한 발언이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프라이스 장관, 소니 퍼듀 농무장관도 현지를 찾아 핸델 지원 유세를 했다.
민주당은 영화제작자와 의원 보좌관을 지낸 오소프의 지명도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반(反)트럼프 운동 진영의 소액 기부에 힘입어 그는 하원선거 후보로는 최고액인 2,400만달러를 모금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두 후보와 외곽 지원단체가 쏟아 부은 선거비용은 5,100만달러가 넘는다.
현재 판세는 초접전 양상이다. 현지 매체가 지난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스프와 핸델의 지지율은 각각 49.7%, 48.0%였다. 어느 쪽도 승리를 낙관할 수 없는 탓에 핸델 측이 TV광고를 통해 “오소프는 폭력적 좌파”라고 색깔 공세를 펴는 등 선거 막판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됐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시작부터 트럼프에 대한 신임을 묻는 전국 선거가 돼 버렸다”며 패한 쪽에 타격이 작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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