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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공약 ‘통신비 기본료 폐지’ 사실상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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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공약 ‘통신비 기본료 폐지’ 사실상 무산

입력
2017.06.2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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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 통신비 인하 보고

선택 약정 할인율 상향 등 제시

국정기획위는 “폐지 수준 인하”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제시한 가계 통신비 인하 공약의 핵심이었던 1만1,000원의 기본료 폐지가 사실상 무산됐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법적 근거가 없는 기본료 폐지를 강제하는 대신 기본료 폐지 수준의 통신비 인하를 이끌어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개호 국정기획위 경제2분과 위원장은 19일 미래창조과학부의 통신비 인하 관련 업무보고를 받은 뒤 “기본료 폐지는 통신업체들이 협조해야 가능한 일”이라며 “법을 개정한다고 해도 폐지할 수 있는 게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통신업계 안팎에서는 정부가 민간기업인 통신사에 요금 인하를 강제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는데, 국정기획위 측도 이를 인정한 셈이다. 기본료 폐지에 완강하게 반대해 왔던 통신업체들이 갑자기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에 기본료 폐지 논의는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위원장은 “기본료 폐지를 못 한다면 그에 준하는 조치를 찾는 게 국정기획위가 할 일”이라며 기본료 폐지만큼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대안을 찾아 적극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래부도 이날 기본료 폐지를 제외한 다양한 통신비 인하 방안을 보고했다. 우선 휴대폰 구입 때 보조금을 받는 대신 매달 요금을 할인 받는 선택약정 할인율을 현행 20%에서 25%로 올리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택약정 할인율 상향은 법을 바꾸는 대신 미래부가 고시 개정만으로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3만원대 데이터 요금제(데이터 300MB 제공)를 2만원대로 낮추고 데이터 제공량을 늘리는 방안도 보고됐다. 이와 함께 통신비 인하 효과가 있는 공공 와이파이 확대, 분리공시제(이통사 보조금과 제조사 보조금을 따로 공개하는 제도) 도입 등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기획위는 이날 업무보고 이후 미래부로부터 추가 보고는 받지 않기로 했다. 이 위원장은 “국정기획위는 조속한 시일 안에 통신비 인하 이행 방안과 추진 일정을 제시할 것”이라며 “우선 당장 이행 가능한 방안, 내년에 할 일, 그 이후의 과제들을 단계별로 정리해서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김용수(오른쪽 두번째)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과 관계자들이 지난 10일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내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열린 통신비 인하 관련 업무보고에서 이개호 경제2분과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수(오른쪽 두번째)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과 관계자들이 지난 10일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내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열린 통신비 인하 관련 업무보고에서 이개호 경제2분과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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