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향시설·공사지연 책임 싸고
시행-시공사 입장 차이 못 좁혀
건설사 공사비 737억 부풀리고
인천시는 봐주기 의혹까지 제기
콘서트홀과 오페라하우스 등을 갖춘 국제적 수준의 문화복합단지를 목표로 2009년 5월 첫 삽을 뜬 ‘아트센터 인천’ 조성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인천시는 연말까지 부분 개관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지만 준공 지연을 둘러싼 시행사와 시공사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는데다 시공사의 공사비 부풀리기 등 의혹까지 제기돼 상황이 녹록지 않다.
19일 인천시와 포스코건설 등에 따르면 송도국제도시에 1,727석의 콘서트홀과 지하주차장 등을 짓는 아트센터 인천 1단계 건립사업은 지난해 여름 공사를 마쳤다. 사업비는 시행사인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미국 게일사와 포스코건설이 7대 3의 지분 비율로 만든 회사)가 송도 더샵 마스터뷰 아파트 1,861세대와 상가를 공급해 얻은 개발수익금으로 충당한다. 공사는 포스코건설이 맡았다.
하지만 1단계 건립사업은 여전히 미준공 상태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7월 공사 완료 후 준공 승인을 위해 발주처(NSIC)에 건축물 사용승인 신청 서류에 날인을 요청했으나 특별한 이유 없이 거부하고 있다”며 “개관 지연은 전적으로 NSIC 책임”이라고 이유를 댔다. 반면 NSIC는 “포스코건설이 콘서트홀 음향시설 등을 계약한 데로 시공하지 않고 도면, 공사내역 등 소명자료 제출 요구에도 응하지 않아 (서류 날인을)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공사도 5개월이나 늦게 마무리됐다”고 맞서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1단계 건설사업 공사비를 부풀리고 관리감독청인 인천시가 봐주기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확보한 아트센터 공사비 관련 실사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아파트와 상가 개발 수익금은 3,509억원, 지난해 말 기준 아트센터 공사비는 2,213억원이 들어 1,296억원이 남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포스코건설 측이 제시한 금액(개발수익금 3,048억, 공사비 2,441억, 잔액 607억)과 비교해 잔액 기준으로 689억원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 의원은 포스코건설 소유 통장에 개발수익금 560억원이 보관돼 있다며 약 737억원의 공사비를 부풀리고 인천시가 봐주기 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건설은 “실사용역을 진행한 업체는 공사비에 해당되는 재료비 등을 임의로 제외하는 등 무리하게 개발 잔액을 부풀렸다”며 “2014년 한국경제정책연구소가 검증해 공사비를 확정했는데 이를 번복하고 다시 실사하는 것은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트센터 준공이 늦어지면서 1,439석 규모의 오페라하우스, 박물관 등 2단계 건립사업을 착수하기 전에 콘서트홀 등을 먼저 개관하려던 시 계획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연간 30억원이 넘는 아트센터 운영비 마련과 운영주체 선정 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시 관계자는 “7월까지 준공과 시행사로부터 기부 채납을 받는 절차를 마치면 연말 부분 개관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아트센터 2단계 건립사업 추진 방향 등은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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