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터널증후군, 여성호르몬과 관계 있어
폐경 시작되는 40대 후반~50~60대 급증
“조기 치료 않으면 병뚜껑 따기도 어려워”
발병 1년 이내엔 비수술 치료로 회복 가능
인대 절단 방식의 내시경 시술 필요할 수도
손목 앞쪽의 작은 통로인 수근관이 여러 원인으로 좁아지면 여기를 지나는 정중신경이 눌려 손가락과 손바닥에 저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증후군)이다. 지나친 컴퓨터ㆍ스마트기기 사용이 주 원인으로 여기기 쉽지만 실제는 손을 많이 사용하는 40~60대 중년 여성에게 집중돼 있다.
이광현 한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팀이 2013년 9월~2016년 12월 손목터널증후군 수술을 받은 346명을 분석한 결과, 70%(242명)가 40~60대 여성이었다. 이들 여성 중 가장 많은 연령대는 50대로 52.2%(149명)였고, 60대 23.5%(67명), 40대 9.1%(26명)였다. 남성 환자는 18%(61명)에 불과했고, 이들 중 50~60대가 64%(39명)로 가장 많았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여성호르몬과 관계가 깊다. 폐경이 시작되는 40대 후반부터 늘어 폐경 이후인 50~60대에 급증한다. 이 교수는 “집안일과 직업적으로 손을 많이 쓰는 40~60대 여성이 많이 걸린다”며 “조기 치료하지 않으면 단추 잠그기, 열쇠 돌리기, 병뚜껑 따기 등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고 했다.
손목터널증후군 여부를 알아내는 방법은 쉽다. 양손 손가락을 아래로 내린 채 양손 등을 맞대고 손목을 최대한 구부린 뒤 1분간 유지했을 때 손가락이 저리면 이를 의심해야 한다.
하지만 컴퓨터, 스마트기기 등을 많이 쓰는 젊은이가 손가락 저림, 손목 통증이 있다면 건막염일 가능성이 높다. 이 교수는 “컴퓨터와 스마트기기를 많이 쓰면 정중신경을 압박해 손가락이 저리고, 손목이 아플 수 있지만 20~30대라면 건막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손가락 저림이나 무감각 등 증상이 지속되지 않고 발병 1년 이내라면 물리치료, 약물치료, 스테로이드 주사 등 비수술 치료로 회복할 수 있다. 이로 호전되지 않으면 손목 안쪽 신경을 누르는 인대를 잘라내 수근관을 넓히는 내시경 시술이 필요하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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