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장 받자마자 외교부 출근
사전조율 위해 방미 추진할 듯
여성 최초로 외교 수장이 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8일 임명장을 받자마자 외교부 청사로 발길을 옮겼다. 강 장관은 “한미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준비가 시급해 일요일인데도 준비 과정을 좀 철저히 챙기기 위해 나왔다”고 했다.
야당 반발 속에 문재인 정부 출범 내각에 승선한 강 장관은 이날 곧바로 외교부 간부들로부터 점검이 필요한 주요 현안들을 보고 받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강 장관은 등청하자마자 곧장 간부 회의를 개최하고, 이후 북미국 및 한반도평화교섭본부 등 관련 실국으로부터 한미 정상회담 준비 상황과 북핵 관련 대응 등 핵심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정상회담 사전 조율을 위한 강 장관의 방미도 조만간 추진될 전망이다. 이미 국회 인사청문회 때 “임명되면 미국 방문을 추진해 보겠다”고 밝힌 강 장관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에게서 임명장을 받고 “당장 정상회담까지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통화한 뒤 대통령 방미 전 회동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야당이 강 장관의 자질을 문제 삼아 강력하게 반대한 만큼 강 장관은 한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로 부정적 인식을 일소해야 한다는 부담이 만만찮을 듯하다. 문 대통령도 이날 임명장 수여식에서 “반대했던 분들이 ‘잘못 알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도록 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비외무고시 출신 첫 여성 외교 수장인 강 장관의 성공 여부를 좌우할 첫 시험대는 한미 정상회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데뷔 무대가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당장 대북 접근 방식을 두고 한미가 갈등을 빚고 있는 데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지연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주한미군 주둔 비용 등에 대해서도 이견이 적지 않다.
문 대통령이 당부한 외교부 개혁도 강 장관의 주요 과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임명장 수여식에서 “외교부가 지나치게 외무고시 중심의 폐쇄적인 구조로 돼 있다”며 “4대국을 넘어 외교의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사 임명도 이제는 민간 전문가나 비외무고시 출신자, 여성 등으로 과감하게 넓히면 우리 외교가 더 빠르게 발전할 것”이라고 주문한 뒤 “외교부 공무원들이 개혁의 주체가 돼 외교부를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 주문에 강 장관은 “상당히 조직 내에 문화를 크게 바꿔놓을 필요가 있는 것 같다”면서 민간 전문가 확대 방침을 밝혔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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