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임직원과 가족 등 60여명은 지난달 27일 이른 아침부터 서울 동작구 사당동 국립서울현충원으로 향했다. 6월6일 현충일을 앞두고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현충탑에 참배한 후 헌화, 태극기 꽂기, 묘비 닦기, 잡초제거 등 묘역 단장 작업을 했다.
직원들은 능숙한 움직임으로 묘역 잡초를 제거하고 묘비를 정성스럽게 닦았다. 올해로 벌써 5년째 맞는 묘역 단장이다 보니 베테랑이 따로 없었다. 부모를 따라 나온 어린 아이들도 고사리 손으로 잡초를 뽑으며 호국 보훈의 의미를 되새겼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2013년부터 국립서울현충원과 자매결연을 맺고 임직원 가족이 함께하는 봉사활동을 꾸준히 진행해왔다”며 “참배와 봉사활동을 통해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가족 간 공감대까지 형성하는 뜻 깊은 시간이라 매년 많은 가족들이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LOTTE)라는 기업명은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19세 때 독일의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폴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감명 깊게 읽은 뒤 여주인공 이름 ‘샤롯데’(Charlotte)에서 따온 것이다. 당시 식민지 청년으로서 차별 받는 현실에 고뇌하던 신 총괄회장은 괴테의 시대 의식에 상당히 공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신 총괄회장은 창업 후 롯데가 샤롯데처럼 사랑 받는 기업이 되길 바라면서 ‘사랑과 자유를 지향하는 롯데’라는 독특한 사훈을 정했다.
롯데건설은 창업주의 이 같은 뜻을 이어 받아 ‘기업 시민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경영이념으로 건설사의 본업을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 ‘사랑’을 나누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2011년 ‘샤롯데 봉사단’을 구성했다. 봉사단은 본사와 전국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롯데건설 직원들로 이뤄져 있으며 18개 봉사팀으로 시작해 현재는 142개의 자발적인 봉사팀으로 확대됐다.
각 봉사팀은 주로 어려운 이웃들을 방문해 도배와 장판교체는 물론 보일러 교체, 누수 보수 등 건설업에 맞춘 재능기부를 펼치고 있다. ‘꿈과 희망을 주는 러브하우스’가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직원들이 직접 전국 각지의 복지시설 및 저소득 가정을 방문해 낡은 시설을 개선해주는 활동이다. 지난해 11월에도 롯데건설 부산지역 현장 임직원 20여명은 동구 범일동과 초량동의 4가구를 방문해 벽체 보수, 방수, 도배, 주방공사, 공부방 설치 등 건설인 다운 재능기부를 펼쳤다.
또 모델하우스 개관 시 축하화환 대신 쌀을 받아 지역 불우이웃에게 전달하거나 소외계층을 초청해 문화공연을 관람하게 하는 ‘메세나 운동’도 벌이고 있다. 올해로 7년째를 맞고 있는 달동네 연탄 나눔활동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11월에는 임직원 100여명이 서울의 대표적인 달동네인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 600여 가구에 연탄 2만장을 정성스레 옮겼다.
롯데건설은 해외 건설현장에서도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베트남 다낭 ‘꽝아이 A4 고속도로’ 현장의 샤롯데 봉사팀은 2016년 3월부터 꽝아이시에 위치한 푸화(Phu Hoa) 보육원을 수차례 방문해 놀이시설과 장난감을 마련하고 아이들에게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펼쳤다.
이런 봉사활동은 직원들이 매달 급여에서 기부한 금액만큼 회사가 돈을 기부하는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조성된 기금으로 이뤄진다. 롯데건설은 직원들의 사회공헌을 독려하기 위해 1부문 1현장 1봉사팀 갖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직원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서로의 활동을 공유하며 사내 홈페이지에 봉사일지까지 올려 선의의 경쟁을 펼치기도 한다.
롯데건설의 사회적 책임은 협력사에도 확대되고 있다. 파트너사의 경쟁력 강화가 지속가능경영의 원동력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롯데는 2010년 ‘동반성장 추진 사무국’을 신설한 데 이어 2012년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ㆍ CSR) 전담부서까지 조성했다. 이 곳에서 파트너사와의 동반 성장을 위해 자금지원부터 교육지원, 기술ㆍ역량 지원, 교류 확대, 공정문화 확립 등을 중점 과제로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 2010년부터 시작된 무료 경영컨설팅의 경우 30여개의 파트너사가 지원을 받았을 정도다. 컨설팅은 재무분야 외에도 ▦인사ㆍ노무 ▦생산ㆍ품질관리 ▦법률ㆍ특허 ▦마케팅ㆍ브랜드 등 11개 세부 영역으로 나뉜다. 중소기업이 희망 분야를 선택할 수 있다. 비용은 롯데건설이 지원한다. 신용평가 전문기관인 나이스그룹이 컨설팅을 진행한다.
무이자대여금제도 역시 협력사에게는 가뭄 속 단비 같은 존재다. 2010년부터 조성한 상생펀드(현재 800억원 규모)를 활용, 자금압박을 받고 있는 파트너사에게 무이자로 최대 50억원까지 지원해주고 있다.
롯데는 특히 실질적인 도움을 위해 대금 지급 기일을 최대한 단축하도록 하고 공사대금 전액을 현금으로 결제하고 있다. 또 파트너사가 임금을 지불했다는 증명을 해야만 결제가 이뤄지도록 해 건설현장의 고질적인 임금 체불을 막고 있다. 하석주 대표이사는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어떤 인센티브가 있는 것도 아닌데 직원들 스스로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며 자부심과 행복감을 자연스레 느끼도록 하는 게 롯데의 경영철학”이라며 “앞으로도 국내외 샤롯데 봉사단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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