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마리가 7000원도 안 돼 인기
롯데마트 치킨 매출 19% 늘어
경기 부천시에 거주하는 주부 박정숙(35)씨는 지난 16일 집 근처 홈플러스 매장에서 후라이드 치킨 1마리를 6,990원에 구매했다. 앞서 두 차례 이 치킨을 사먹었던 그는 “국내산 닭을 사용한데다 맛도 괜찮다”며 “1마리 2만원에 육박하는 대형 프랜차이즈 치킨과 비교하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다”고 말했다.
가격 인상 논란을 부른 대형 프랜차이즈 치킨에 뿔난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치킨을 구매할 수 있는 대형마트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치킨과 동일한 크기(10호ㆍ약 900g)인 롯데마트의 ‘큰 치킨(1마리 9,900원)’은 BBQ가 10개 주요 품목 가격을 올렸던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5일까지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났다. 특히 1마리에 6,500원으로 할인 판매했던 행사 기간(4월27일~5월7일)엔 매출이 26%나 급증했다.
창립 20주년을 맞아 지난 3월부터 후라이드 치킨 1마리를 6,990원에 판매하고 있는 홈플러스에도 고객들이 몰려 매장 직원의 일손이 부족할 정도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계약 농가들과 계약해 미리 납품 물량을 확보하고, 자체 튀김방법을 개발해 최대한 원가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프랜차이즈 치킨의 가격 인상이 대형마트 치킨의 점유율 확대로 이어지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당장의 소비자 반응은 뜨겁다. 16일 대형마트에서 만난 소비자들은 “지난번에 먹어봤는데 맛이 좋아 또 구매했다”며 “시중 프랜차이즈 치킨보다 훨씬 싸 부담 없이 구매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형 치킨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뒤늦게 가격 인상을 철회하는 등 수습책을 내놨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직장인 김모(42)씨는 “프랜차이즈 치킨은 너무 비싸서 회사 회식 때가 아니면 먹지 않는다”며 “몇 년 전부터 집 근처 전통시장이나 대형마트에서 치킨을 사먹고 있다”고 말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가맹점간 불공정한 표준약관이 개선돼 본사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가격 인상’ 등을 자제하도록 해야 한다”며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감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